트위터 경매로 17만원 낙찰…수익금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성폭력 반대를 위한 캠페인으로 남성 성기 모양 선인장이 트위터 경매에 부쳐졌다.
경매를 주최한 네티즌은 "당초 성기 모양 선인장을 성폭력 가해자한테 보내려고 준비했으나,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피해자 돕기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9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일 라카 이브라힘은 트위터에 성기 모양 선인장과 함께 온라인 경매에 붙이는 이유를 올렸다.
라카는 자신의 친구(여성)가 성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라며 본래 선인장을 가해자에게 보내려 했지만, 경매에 부치는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라카는 "나는 진지하다.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입찰 금액을 보내 달라"며 "판매 수익금 100%를 친구(성폭력 생존자)가 선택한 성폭력 피해자 지원 기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트위터 이용자들은 '성기 모양 선인장'(#KaktusPelir)이란 해시태그를 단 글을 빠른 속도로 퍼뜨렸고, 많은 관심이 쏠렸다.
입찰가는 20만 루피아(1만7천원)에서 시작해 올랐고, 익명의 네티즌이 200만 루피아(17만원)에 선인장을 낙찰받았다.
라카는 6일 낙찰 소식과 함께 "퍼플코드콜렉티브(성폭력 피해자지원단체)에 총 320만 루피아(27만원)의 성금을 입금했다. 선인장도 곧 낙찰자에게 배송 완료될 것"이라고 인증 사진을 올렸다.
라카는 "관심을 보여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선인장 경매를 통해 성폭력 생존자인 친구에게 지지를 보여주고 싶었고, 코로나19 기간 성폭력 증가 문제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라카의 친구는 "나와 같은 성폭력 생존자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요점"이라며 "불의에 맞서기 위해 항상 잘 짜인 계획과 슬로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좋은 친구와 성기 모양의 선인장이면 충분할 때도 있다"고 웃음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네티즌들도 "언뜻 보면 손가락을 세운 모양 같다"는 등 농담조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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