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슬람계 "호주서 희생제" 왜…코로나로 가축수입 난관
"모스크가 현지 준비 주선"…작년 희생제용 양 3천700마리 호주서 수입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 이슬람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올해는 '희생제'를 위한 가축 수입을 하지 않고 호주 현지에서 해당 의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9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이슬람종교협의회(MUIS)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코르반(Korban) 의식을 진행하기 위한 가축 수입은 올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르반은 내달 31일 희생제 날인 하리 라야 하지 때 행해지는 의식으로, 선지자 아브라함이 아들을 제물로 바치려 하자 신이 아들 대신 양을 제물로 바치도록 허락했다는 코란 내용에서 유래했다.
이슬람권에서는 이때 소나 양, 염소 등을 잡아 제를 올린 뒤 이웃과 함께 나눠 먹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MUIS는 언론배포 자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가축을 싱가포르로 수입하고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서 관련 의식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면서 이번 조처의 배경을 설명했다.
MUIS는 대신 싱가포르 내 각 모스크가 호주 현지에서 희생제 의식을 치르고 그 고기를 냉장 보관해 싱가포르로 가져오기를 원하는 무슬림들을 위한 제반 준비를 주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의 경우, 3천700마리의 양이 희생제 의식을 위해 호주에서 수입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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