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시위대 '테러리스트' 딱지붙인 서한 트윗공유 논란
변호인출신 인사 서한 트윗에 올리며 "미국민 이익에 부합, 읽어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공원에서 강제 해산된 평화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서한을 트윗을 통해 공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트위터에 자신의 변호인을 맡았던 인사인 존 다우드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올렸다.
매티스 전 장관은 지난 3일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려 노력하지 않는, 심지어 그렇게 하려는 시늉도 하지 않는 내 생애 유일한 대통령이다. 대신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려고 한다"며 '흑인 사망' 시위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을 정면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올린 서한에 따르면 다우드는 구체적 증거 없이 "라파예트 광장에 있던 시위자들은 평화로운 시위자들도 진짜 시위자들도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한가로운 증오로 가득 찬 학생들을 불태우고 파괴하는데 이용한 테러리스트들"이라며 "그들은 오후 7시 통행 금지령에 맞춰 준비하고 있던 경찰들에 무례를 범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대령 출신인 다우드는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열적이라고 했던 언사가 자신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 서한을 게재하면서 "훌륭한 퇴역 해병대 출신이자 슈퍼스타 변호사인 존 다우드의 서한은 미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다. 이 서한을 읽어라"며 일독을 권했다.
CNN방송은 "미국 국민의 헌법적 권리 행사에 대해 충격적인 묘사를 한 서한을 공유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그가 시위 사태에 대한 '스트롱맨'식 접근법을 계속 취하려고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시위 진압을 위한 군 동원 방침을 밝힌 뒤 백악관 북측 문을 통해 며칠째 시위가 계속돼온 라파예트 공원을 도보로 가로지른 뒤 '대통령의 교회'라고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 연막탄, 섬광탄을 터뜨리며 평화적으로 시위하고 있던 사람들을 강제로 해산시켜 논란이 빚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법과 질서'를 명분으로 시위 진압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왔으며 이 과정에서 극좌파인 '안티파'를 시위 주도 세력으로 지목하는 등 이념대결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위 진압을 위한 군 동원 방침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항명 사태로까지 이어지며 그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인터뷰에서 군 동원 방침은 상황에 달렸으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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