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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없는 삼성…총수 구속되면 계열사별 각개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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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없는 삼성…총수 구속되면 계열사별 각개전투
2017년 2월 이재용 구속 뒤 미래전략실 해체
계열사 전문경영인 체제 불가피…주요 그룹 의사결정 쉽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최재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구속되면 삼성그룹은 또 '총수 부재'에 따른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야 한다.
3년 전 총수 부재 사태를 겪으면서 총수 중심 경영 체제에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던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되면 한동안 '각개전투' 체제로 위기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5일에도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구속에 대비하느라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7년 2월 구속된 뒤 계열사 전문경영인·이사회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은 해체하고, 3대 사업 부문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계열사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을 지원했다.
하지만 '총수-컨트롤타워-CEO'의 삼각편대 중 CEO만 기능하면서 그룹 전반에 걸친 핵심 사안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굵직한 신사업 인수·합병(M&A)은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3개월 전에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실종됐고, 이 부회장 구속 전까지 매주 열리던 그룹 사장단 회의도 중단됐다. 대규모 투자 결정과 임원 인사 등 총수와 CEO들이 머리를 맞대서 결정해야 할 사안의 결정은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미래 신사업에 대한 큰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앞서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관련 특검 수사에 책임을 지고 2008년 4월 회장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삼성은 경영 위기에 놓였었다.
이 회장이 2010년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전문경영인 체제가 가동됐으나 그룹 미래 사업인 '5대 신수종 사업'(태양광, LED, 2차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제약)' 선정이 늦어졌고, 태양광과 LED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는 빌미를 만들어줬다.


최근 삼성은 핵심 임원들의 리더십도 장기간 이어지는 수사와 재판으로 꺾여 있는 상황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으로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구속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증거 인멸 혐의로 삼성전자 부사장 3명도 구속됐다.
최근 1년여간 계열사 사장 등 임원들이 수시로 검찰에 소환되거나 재판에 출석하면서 경영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 부회장이 최근 경영 보폭을 넓혀가며 미래 신사업에 주력하던 와중에 구속되면 그룹 전체의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갈등, 한일갈등 등으로 대내외 여건이 3년 전보다 나쁘다는 관측이 많다.
당장 삼성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과 가전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고, 반도체는 선방하고 있으나 예전과 같은 '슈퍼 호황기'는 지난 지 오래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수년간 각종 수사·재판으로 지칠 대로 지쳐있다"며 "CEO 중심 비상경영체제로는 코로나19와 미중갈등 등이 겹친 초유의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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