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규탄 시위 여파에 LA 경찰예산 1천830억원 '칼질'
경찰 예산 깎아 흑인 등 유색인종 커뮤니티 지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흘째 이어진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시가 경찰 예산을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4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찰 예산을 최대 1억5천만달러(1천830억원)를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세티 시장은 경찰 예산을 포함해 다른 분야 예산을 깎아 모두 2억5천만달러(3천5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 뒤 이를 흑인 등 유색인종과 여성, 취약 계층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100여개의 LA지역 흑인 인권단체들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전개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경찰 예산을 줄여 의료와 교육, 지역 사회 복지에 지출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을 전개했다.
LA 경찰 예산은 지난해 11억8천900만달러(1조4천500억원)에서 올해 18억6천600만달러(2조2천680억원)로 대폭 증액됐었다.
가세티 시장은 "우리의 도시에서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해 말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편견은 경찰의 업무가 될 수 없으며, 생명을 구하는 것은 우리의 용기"라고 밝혔다.
미셸 무어 LA 경찰국장도 "(예산 삭감) 개혁안은 인종 불평등이라는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LA 경찰의 다짐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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