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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화웨이, 미국 반도체 제재 우회로 찾기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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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화웨이, 미국 반도체 제재 우회로 찾기 '몸부림'
TSMC와 '간접거래' 모색설·"삼성 협력 희망" 보도도
미디어텍 "미국 제재 엄격 준수, 맞춤형 제품 없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제재로 대만 TSMC와 협력 길마저 끊어지면서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어진 중국 화웨이(華爲)가 새로운 '우회로'를 찾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미국은 이미 화웨이의 '반도체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수급 위기가 올 때마다 화웨이가 새 활로를 찾는 '숨바꼭질'이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직거래 대신 대만의 통신 반도체 부품 제조사인 미디어텍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텍은 업계 내 순위는 뒤로 밀리지만 미국의 퀄컴처럼 스마트폰용 AP 등 통신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최근 화웨이가 미디어텍을 중간에 끼워 넣어 TSMC가 생산한 5G 스마트폰용 반도체 부품을 계속 조달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반도체 부품을 TSMC를 포함한 세계 어느 파운드리 업체에도 맡겨 생산할 수 없게 하는 새 제재를 시작했다.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스마트폰부터 5G 기지국에 들어가는 다양한 첨단 반도체 부품을 자체 설계할 수는 있지만 생산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맡겼는데 새로운 제재로 이런 협력 고리가 끊어지게 됐다.
미국은 작년 5월 퀄컴 같은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기 어렵게 하는 제재를 시작했다.
이에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반도체 칩을 TSMC에 맡겨 만드는 우회로를 찾았는데 미국의 추가 제재로 이 길마저 막혀버린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텍은 화웨이가 현재 상황에서 그나마 거래할 수 있는 소수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미국의 새 반도체 제재는 '화웨이가 직접 설계한 반도체 부품'에 한정된다. 따라서 옷으로 치면 '기성복' 같은 미디어텍 반도체 부품 구매는 일단 가능해보인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미디어텍이 자사에 '맞춤형' 반도체 부품을 공급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미디어텍은 퀄컴처럼 여러 스마트폰 제조사가 함께 쓸 수 있는 범용 반도체 부품을 만드는 곳인데 화웨이를 위한 '특별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텍은 화웨이와 협력 강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맞춤형 반도체' 공급 의사는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냈다.
미중 갈등이 치열해진 가운데 굳이 미국 정부의 분노를 살 수 있는 행동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텍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제재를) 위반하거나 회피하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며 "스마트폰용 칩은 모두 표준 제품으로서 어떠한 특정 고객을 위해서도 특별 제조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입장 표명에도 업계에서는 화웨이와 미디어텍의 협력이 급속히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화웨이의 독자 AP 제조가 어려워지면서 미디어텍의 AP 주문량을 300% 이상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디어텍의 반도체 제품 수준은 미국의 퀄컴 제품이나 화웨이가 TSMC에서 맞춤형으로 만들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돼 화웨이가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삼성전자와의 협력까지도 희망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대만 경제일보는 최근 화웨이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과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업계는 화웨이가 한국 반도체 기업과 손을 잡고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려 할지 주목한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까지 치달으면서 미국의 조준선에 놓인 화웨이의 앞날은 계속 순탄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가 반도체 수급의 새로운 우회로를 개척하면 미국이 추가 제재로 그 길마저 끊어놓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AP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진 제재가 향후 디램이나 낸드플래시메모리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화웨이는 최고 경영진이 올해 공개적으로 생존 그 자체를 목표로 한다고 밝힐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의 새로운 압박에 맞서 2년 치의 핵심 반도체를 비축했다. 또 화웨이는 최근 기체 전체에 수많은 총탄 구멍이 난 전투기를 자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쟁 상황'에 처한 화웨이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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