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3천명씩 불어나도…파키스탄 총리 "통제 다 푼다"
"경제 활동 계속 막을 수 없어…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역 관련 통제 조치를 사실상 해제하겠고 밝혔다.
2일 돈(DAW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칸 총리는 전날 TV 연설을 통해 "빈곤한 나라인 파키스탄은 비즈니스 활동을 계속 막을 여력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칸 총리는 "국내 관광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다시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경제난에 허덕이던 파키스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퇴치에 국력을 더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칸 총리는 "봉쇄 조치로 인해 2천500만명의 일용직 노동자 등 저소득층이 큰 고통을 겪었다"며 극빈층의 규모는 5천만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없는 만큼 이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방역 포기 선언에 가까운 언급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부터 국가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했던 파키스탄은 앞으로 극장, 학교 등 극히 일부만 제외한 채 통제 대부분을 풀게 됐다.
물론 칸 총리는 표준행동지침(SOP)에 따라 달라며 봉쇄가 풀리더라도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봉쇄하에서도 마스크 착용, 종교 집회 참석 금지 등의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키스탄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얼마나 통용될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2일 오전 8시 현재 파키스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7만2천460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 대비 2천964명의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천명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확산세가 거세다.
누적 사망자는 1천543명으로 전날보다 60명 늘었다.
치명률은 2.1%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채 사망하는 코로나19 환자가 매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수치가 제대로 반영되면 누적 확진자 수와 치명률은 지금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언론에 유출된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동부 라호르시에서만 67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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