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에 최첨단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8조원 투자
지난달 EUV 파운드리 라인에 이어 열흘 만에 추가 투자계획 공개
내년 하반기 첨단 V낸드 생산…이재용 부회장 '메모리 초격차' 행보 지속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평택캠퍼스 2라인에 약 8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지난달 21일 이곳에 약 10조원 선의 초미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증설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다시 나온 투자 계획으로, '메모리 초격차' 행보를 지속하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한다고 1일 발표했다. 평택 2라인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서는 곳이다.
삼성은 지난달 평택 2라인에 EUV 파운드리와 함께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5나노 이하 EUV와 함께 최첨단 V낸드 제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6세대 V낸드 제품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추가 투자로 평택캠퍼스는 2015년 단지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뜬 지 5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망라하는 최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기지로 거듭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낸드 추가 투자의 의미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G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언택트(untact·비대면)' 라이프 스타일 확산으로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제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번 평택캠퍼스 2라인의 한 개 층을 EUV 파운드리 라인과 낸드플래시 라인으로, 다른 한 개 층에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생산 라인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2라인의 D램 생산 설비는 이미 작년부터 공사가 진행돼 연내 가동을 앞두고 있다.
삼성이 투자금액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반도체 업계는 지난달 발표한 파운드리 라인은 9조∼10조원, 이번 낸드플래시 라인은 7조∼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공사중인 평택 2라인 D램 생산라인은 투자비가 15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평택 2라인 증설에만 총 33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잇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중국의 낸드 기술이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우려 속에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잇단 검찰 수사와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투자는 지속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20'을 발표한 이래 올해 2월 화성 EUV 전용 V1라인과 5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평택 파운드리 라인 투자에 이어 이번에 낸드 증설 투자까지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최철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국가 경제와 글로벌 IT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