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때 봉쇄…미 전역서 나흘째 '흑인사망' 폭력시위(종합2보)
'유혈 폭동' 미네소타에 주방위군 투입…야간 통금령 발동
미전역 최루탄·투석전에 대규모 체포사태…총격 사건까지 잇따라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성호 정윤섭 특파원 =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미전역의 유혈 폭동과 폭력 시위 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6일 시작한 격렬한 항의 시위는 나흘째 이어지며 전국 10여개 도시로 번졌다.
메모리얼 데이(현충일)인 지난 25일 "숨 쉴 수 없다"고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졌고, 이는 흑인사회를 비롯한 전국의 분노를 촉발했다.
◇'유혈 폭동' 미네소타에 주방위군 500명 투입…야간통행금지령 발동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서까지 불탔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전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 현장 인근 경찰서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시위대는 텅 빈 경찰서에 난입해 불을 지른 뒤 환호했다.
폭동 사태는 미시시피강을 끼고 미니애폴리스와 마주한 '쌍둥이 도시'(트윈시티) 세인트폴로도 번졌다. 200여개 상점이 약탈당했고, 화재 수십건이 발생했다.
미네소타주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주 방위군 500여명을 투입했다.
존 젠슨 부관참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를 필요로 할 때까지 경찰을 지원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는 폭동 사태를 막기 위해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전역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통금령은 29일과 30일 각각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를 '폭력배'로 규정하고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이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언급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대통령이 경찰의 폭력 진압을 선동했다는 거센 후폭풍을 불러왔다.
◇워싱턴D.C 등 미전역으로 시위 확산…백악관 한때 봉쇄 조치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는 미전역으로 번졌다.
미언론에 따르면 시위는 ▲워싱턴 D.C. ▲뉴욕주 뉴욕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와 새너제이 ▲애리조나 피닉스 ▲켄터키 루이빌 ▲테네시 멤피스 ▲오하이오 콜럼버스 ▲뉴멕시코 앨버커키 ▲조지아 애틀랜타 ▲텍사스 휴스턴 등으로 확산했다.
시위대는 돌과 물병을 던지며 경찰 차량을 파괴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대응했다.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수백명이 백악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부 참가자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자, 비밀경호국(SS)이 최루액을 뿌리며 저지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백악관은 이 때문에 한때 모든 출입을 통제하는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실리콘밸리 지역인 새너제이에서는 시위대가 고속도로에 진입해 도로를 가로막고 차량 유리창을 부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수천 명이 CNN본사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CNN건물 외벽 유리창을 박살 내고, 'CNN' 로고 조형물 위에 올라가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고 쓰인 깃발을 흔들었다.
뉴욕에서는 전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72명이 체포되는 사태가 빚어졌고, 루이빌에서는 격렬한 항의 시위 도중 총격 사건까지 발생하며 7명이 다쳤다. 총격 사건은 덴버와 앨버커키 시위에서도 이어졌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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