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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네수엘라 '숨은 권력' 대통령 부인 겨냥한다"
로이터 "미국, 플로레스 여사 마약 혐의 등 기소 추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압박하는 미국 정부가 마두로 정권의 '숨은 권력'인 영부인에게도 칼끝을 겨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몇 달 내에 마두로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를 마약밀매와 부패 등의 혐의로 기소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플로레스 여사가 미국에 수감 중인 두 조카의 마약 밀매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수사당국은 플로레스와 조카들이 코카인 운반을 논의한 문자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마두로 대통령 등 베네수엘라 전·현직 고위 인사 10여 명을 마약과 테러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플로레스 수사에 결정적인 조력을 하는 인물은 경호원이었던 야센키 라마스다.
라마스는 10년 넘게 플로레스를 경호하다 지난 2017년 마약 혐의로 미국에 넘겨졌으며, 마두로 정권에 배신당했다는 생각으로 미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그는 로이터와의 옥중 인터뷰에서 플로레스 여사가 가족의 마약 범죄를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마약 밀매와 관련한 플로레스의 구체적인 역할을 놓고 라마스의 증언이 신빙성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라마스를 비롯해 영부인의 측근 20명 이상을 인터뷰해 플로레스 여사가 마두로 정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1956년생 플로레스는 법학도이던 대학 시절 경찰 남자친구와 결혼해 세 아들을 뒀으며, 졸업 후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정치에 관심 없던 그는 1989년 기름값 인상 시위를 계기로 '혁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매료돼 그의 밑에서 일하게 됐다.
카라카스 노조 지도자이자 역시 차베스를 보좌하던 마두로 대통령도 그때 만났다.
마침 각자의 배우자와 이혼한 둘은 연인 사이가 됐고 2013년 차베스가 죽고 마두로가 뒤를 이은 후 공식적으로 결혼했다.
대통령 부인 이전에 국회의장과 검찰총장도 지냈던 플로레스는 마두로 뒤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갔다. 마두로 정적 제거에 관여하고,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높은 자리를 안기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마누엘 크리스토퍼 피게라는 로이터에 "플로레스는 언제나 커튼 뒤에 숨어 배후조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야권 주도 국회가 마두로 축출을 시도했을 때는 정보기관에 자신에게 직접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피게라는 전했다.
미 백악관에서 중남미 정책을 담당했던 퍼낸도 커츠는 "플로레스는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공보장관에게 미국의 플로레스 여사 기소 가능성에 관해 질의하자 "역겹고 모욕적"이라는 문자 메시지 답이 왔다고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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