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말라리아 치료제에 반발 확산…지방정부 반대 잇따라
의료단체는 연방법원에 취소 소송 제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보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및 그와 유사한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한 가운데 지방 정부들이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포르투 알레그리·플로리아노폴리스 등 남부와 남동부 지역 시 정부들은 전날 공동 성명을 내고 클로로퀸과 관련한 보건부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 시 정부는 산하 보건기관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에게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지휘하는 주지사들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하라는 보건부 지침에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보건부는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중증 환자뿐 아니라 경증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처방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줄곧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확대를 주장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브라질 보건부의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확대 조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브라질 가정·지역사회의학협회(SBMFC)는 리우데자네이루 지역 연방법원에 보건부 지침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협회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처방을 권하는 보건부 웹사이트의 게시물도 내리라고 요구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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