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금고지기' 시리아 최대부호 재산 압류당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촌이자 시리아 최대 부호인 라미 마흘루프 시리아텔 회장이 재산을 압류당했다.
마흘루프는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부가 자신과 가족의 개인 재산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마흘루프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사촌으로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지난 2011년 유럽연합(EU)으로부터 알아사드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돼 제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정부가 마흘루프의 부정·부패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시리아 당국은 지난 달 시리아텔에 탈세 혐의로 1억8천만 달러(약 2조2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마흘루프는 지난 달 페이스북 영상에서 "신께 맹세코 우리는 탈세하거나 정부와 국가를 속이지 않았다"며 "어떻게 자신의 가족에게서 무엇인가를 훔칠 수 있겠는가"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마흘루프는 이날도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당국이 내 재산은 물론 아내와 아이의 재산까지 압류했다. 심지어 탈세 혐의는 내 개인 문제가 아닌 회사의 문제인데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5년간 공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마흘루프는 한때 시리아 경제의 중심이자 알아사드 대통령의 파트너로 묘사된 인물이다.
그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당시 강경 진압을 주장했으며, 시리아의 우방인 러시아에 막대한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시리아의 경제 주도권을 놓고 알아사드 일가와 마흘루프 간 분열이 심화한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리아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시리아에서 탈출한 바삼 바라반디는 AP통신에 "(알아사드 일가 중) 누군가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부의 원천을 두고 마흘루프와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내 아스마 알아사드 간 불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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