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한미 6·25 70주년 미국내 행사 줄줄이 차질
미 참전용사 대규모 행사 일단 취소…세미나 등도 연기·취소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올해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미국 현지에서 준비한 관련 행사가 '올스톱' 상태다.
70주년을 맞아 한미동맹의 뜻을 되새기기 위해 6·25 참전용사 위문 등 예년보다 다양하고 성대한 행사를 연초부터 기획했지만 미국의 코로나19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기약 없이 뒤로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형편이다.
주미대사관은 다음달 25일 미국의 한국전쟁참전용사회(KWVA)의 연차 총회에 맞춰 다양한 일정을 마련했다.
25일 워싱턴DC 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추모식을 시작으로 오후 조지워싱턴대 콘서트홀에서 한국과 미국의 군악대 공연을 하고 저녁에는 만찬을 예정했다. 참전용사들의 6·25 당시 사진과 유해발굴 활동 등을 모은 사진전까지 준비했지만 일단 취소했다.
이 행사는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용사와 가족 400~500명, 우리측 참전용사 등 최대 600명가량이 참석할 정도의 대규모로 예상됐다.
특히 추모식에는 70년의 상징성을 감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청장까지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상 어렵다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참석 기대감도 있었다. 펜스 부통령의 부친은 한국전 참전용사다.
대사관은 국무부나 국방부에도 고위급 인사에게 초청장을 보내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발송조차 못했다.
또 6·25를 전후해 의회 고위 인사와 지한파 의원들을 초청한 행사를 가지려 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했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와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의도에서 추진한 세미나도 무기한 연기했다.
국가보훈처 역시 7월 국제학술회의를 미국에서 개최하려 했다가 일단 10월로 미뤘고, 7월말이나 8월초 보훈처장이 미국을 방문해 미군 전쟁포로 및 실종장병 유가족 위로연을 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문제는 연기해둔 행사 역시 언제 개최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일단 6월 25일 당일에는 이수혁 주미대사를 중심으로 한국전 기념공원에서 소규모 헌화식을 하는 쪽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또 매년 10월초 개천절을 즈음해 대사관이 개최해온 대규모 리셉션에 맞춰 70주년 기념식을 대신할 만한 관련 행사를 고려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발병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 일정을 정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오는 9월 15일에는 인천상륙작전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 해병 1사단이 한미 해병대전우회와 함께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상황이지만 이 역시 변경 가능성이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미동맹의 기반이 된 참전용사 희생을 기리기 위해 양국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불발돼 참 아쉽다"며 "가능한 범위에서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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