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편집인 "중국, 단기간에 핵탄두 1천기로 늘려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중국은 단기간에 핵탄두를 1천기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8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의 전략 탄두를 최소 100기로 늘리는 것을 포함해 핵탄두 증가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런 주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중 간 대립이 고조될 뿐 아니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양국의 군사적 긴장 분위기까지 조성되는 가운데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290기로 추정되는데,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매체 인사가 이를 3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SIPR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과 러시아의 핵탄두 보유량은 각각 6천185개와 6천500개로 추정된다.
특히 후 총편집인이 언급한 둥펑-41은 중국이 지난해 건국 70주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선보인 사거리 1만4천km 미사일로, 미국 워싱턴을 비롯한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 총편집인은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며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서도 "미국의 전략적 야심과 대중국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더 큰 핵 무기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도전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면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둥펑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을 언급했다.
그는 "핵탄두가 평소에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우리는 매일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묵묵히 핵탄두로 중국에 대한 미국 엘리트들의 태도를 만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자신을 '전쟁광'이라고 욕할 게 아니라 중국에 적대적인 미국 정치인을 욕해야 한다면서 "중미가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지만, 국가 간 평화공존은 바란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전략적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점점 더 비이성적인 미국과 힘겨운 소통에 직면하고 있다. 상대방은 힘만 믿는다"며 "핵탄두를 늘릴지 말지 잡담할 시간이 별로 없다. 우리는 초를 다퉈가며 이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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