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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방문은 되고 친구는 안된다?'…애매한 伊 봉쇄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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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방문은 되고 친구는 안된다?'…애매한 伊 봉쇄 완화
유럽서 최장기간 봉쇄 이탈리아 4일부터 제조업 등 정상화
이동제한 일부 완화…거주지 인근 공원서 산책·조깅 가능
일부 완화 규정 '모호하다' 지적…중앙-지방정부 엇박자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가 4일(현지시간) 봉쇄 조처의 단계적 완화에 들어갔다.
다만, 해제 또는 유지되는 규정의 경계가 애매모호한 데다 해제 속도·범위를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엇박자가 나고 있어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탈리아 전역의 제조업과 도매업, 건설 공사 작업 등이 정상화됐다.
봉쇄 해제에 따라 일터로 돌아가는 인원은 440만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전략 수출기업과 공공 부문 인프라 공사 등은 지난달 27일 먼저 정상화된 바 있다.
이동의 자유도 일부 풀렸다.
그간 허용된 식료품·의약품 구매, 건강·업무상 필요 등 외에 가족·친지를 만나러 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동할 땐 그 사유를 명시한 자술서를 작성·소지해야 하는 것은 기존과 같다.



아울러 전국 대부분의 공원·녹지가 재개방됨에 따라 거리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방문해 산책·조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이동의 자유는 어디까지나 거주하는 주(州) 이내로 제한된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주로의 이동은 여전히 통제된다.
장례식은 참석자가 15명 이내라는 조건 아래 허용되나 일반적인 대규모 가족 모임과 가톨릭 미사 등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금지된다.
이미 영업 중인 식료품점, 신문·담배 판매업소, 약국, 서점, 아동 의류 매장 등 외에 나머지 일반 소매 상점은 오는 18일 일제히 문을 다시 연다.
음식점 등의 영업 재개 시점은 내달 1일로 잡혔지만, 그 전에 이날부로 '테이크-아웃' 방식의 판매는 가능하다.
각급 학교의 휴교령은 오는 9월까지 유지된다. 다만, 사회적 거리 준수를 조건으로 대학 시험과 논문 심사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등은 가능하다. 각종 연구소의 연구 활동도 재개된다.



앞서 이탈리아는 지난 3월 초부터 단계적으로 휴교령, 전국 이동제한령, 비필수 업소·사업장 폐쇄 등의 강도 높은 봉쇄 조처를 도입했다.
이러한 봉쇄 조처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최장기간 시행됐다.
두 달 만에 숨통이 일부 트이는 셈이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어떤 규정이 풀리고 유지되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같은 주(州)에 거주하는 가족·친지 방문이 가능해진 것과 관련해 가족·친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혈족을 포함해 '지속적인 애정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라 애인은 가능하지만 아무리 친밀하다 해도 친구 집 방문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엿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준이 자의적이고 애매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사직에 있는 알레산드라 콜레티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러한 혼란이 '모든 게 가능하다'는 핑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정부 지침과는 상반되는 일부 지방정부의 독자 노선도 혼란을 부추긴다.
베네치아가 주도인 북부 베네토주와 남부 칼라브리아주는 이번 주 음식점과 주점 등의 야외 영업을 허용했다. 실외 테이블에 한해 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 방침보다 한달가량 앞서 봉쇄를 푸는 셈이다.
또 북서부 리구리아주와 중부 마르케주는 일광욕이 아닌, 산책만 가능하다는 조건 아래 해수욕장을 개방할 예정이다.
반대로 북부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심지어 해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조차 해수욕장 접근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봉쇄를 유지할 방침이다.
37세의 한 시민은 "우리는 5월 4일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결국 우리에게 온 것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이라며 "정부가 나에게 정말 자유로워졌다고 말할 때까지는 혹시 규정을 어긴 게 아닌지 하는 두려운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1만717명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사망자 규모는 2만8천884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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