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과밀 교도소 코로나19 집단감염 속출…1만명 석방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하는 필리핀 교도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속출하자 당국이 1만명에 가까운 재소자를 석방했고, 조만간 3천명가량을 추가로 풀어줄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마리오 빅터 레오넨 필리핀 대법관은 전날 코로나19 확산 예방과 교도소 과밀 해소를 위해 지난 3월 1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재소자 9천731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레오넨 대법관은 또 "대법원은 교도소 과밀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면서 "과밀 해소를 위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너선 말라야 내무부 대변인은 "대법원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재소자 약 3천명이 석방 자격을 갖추게 됐다"면서 "각 교정시설에 법원 결정문이 송달되는 대로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는 그동안 교도소 과밀에 따른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메트로 마닐라에 있는 케손시 교도소는 정원이 800명이지만 현재 약 4천명이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는 지금까지 전국 교정시설에서 35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필리핀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재소자 사망 사건을 전부 밝히지는 않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필리핀 보건부는 지난 2일 코로나19에 156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8천92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확진자 가운데 24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어 누적 사망자가 603명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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