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대통령 사촌, 탈세 혐의에 "억울하다" 공개 메시지
시리아 최대 부호 마흘루프, 알아사드 정권 자금줄 역할해와
탈세 혐의·2조2천억 세금 부과에 페이스북 통해 결백 주장
경제 주도권 두고 알아사드 일가 내부 불화 표출 분석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시리아 최대 통신사인 시리아텔의 소유주이자 시리아 최대 부호인 라미 마흘루프가 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탈세 혐의에 대해 결백을 호소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촌으로 알아사드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마흘루프의 공개 메시지를 두고 시리아 정권 핵심부의 분열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흘루프는 15분 분량의 페이스북 영상에서 "신께 맹세코 우리는 탈세하거나 정부와 국가를 속이지 않았다"며 "어떻게 자신의 가족에게서 무엇인가를 훔칠 수 있겠는가"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님, 당신에게 애원합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시리아에서 근무한 서방 외교관은 익명을 전제로 마흘루프의 공개 메시지에 대해 "가족 간 불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리아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시리아에서 탈출한 바삼 바라반디는 "(알아사드 일가 중) 누군가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부의 원천을 두고 마흘루프와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내 아스마 알아사드 간 불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아사드 대통령과 마흘루프의 불화는 지난해부터 시리아 현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가 마흘루프의 부정·부패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마흘루프가 가택 연금 중이며, 그의 재산이 압류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지난 달에는 마흘루프의 사업체 중 한 곳이 이집트에서 화물에 마약을 숨겼다가 당국에 화물을 압수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흘루프는 공개 영상에서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을 "모함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시리아 경제 매체인 시리아 리포트는 지난달 말 마흘루프의 통신 사업체에 1억8천만 달러(약 2조2천억원)의 세금이 부과됐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이 조치가 마흘루프가 공개 영상을 올린 직접적인 계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흘루프는 영상의 말미에서 "요구받은 금액은 납부하겠다"면서도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마흘루프는 지난 2011년 유럽연합(EU)으로부터 알아사드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돼 제재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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