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프라 열악해도 치명률 낮은 인도…전문가 "미스터리"(종합)
봉쇄·젊은 인구·날씨 등 여러 해석…"통계에 빠진 사망자 많을 것"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의료 인프라가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유독 낮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현지시간 이날 오후 2시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만9천435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934명으로 치명률은 3.2%다.
이는 인도보다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진 미국(5.6%)이나 스페인(10.3%) 등은 물론 세계 평균(6.9%)보다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사망자 수가 2배씩 불어나는 기간도 열흘가량으로 양호한 편이다.
영국 BBC뉴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 뉴욕의 경우 사망자 수가 2∼3일마다 배로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일부 고급 사립병원을 제외하면 인도의 의료 시설 대부분이 부실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인도 정부가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봉쇄 조처를 내리는 등 일찌감치 초기 방역에 나선 효과라고 설명한다.
노령화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인도의 치명률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인도의 25세 이하 젊은이들은 무려 6억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의 것보다 덜 치명적인 변종이라는 분석도 있고, 인도의 고온다습한 날씨가 바이러스 확산과 치명률을 낮춰준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어느 분석도 명쾌하게 인도의 상황을 설명하지는 못하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인도계 미국 의사인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이런 상황은 미스터리"라며 세계 누구도 그 답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무케르지는 "검사를 더 해봐야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세계 각국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병원에서 사망한 뒤 정식 장례 절차를 치르는 경우가 많지 않아 사각지대의 사망자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BBC뉴스는 인도에서는 해마다 1천만명가량이 숨지는데 이 가운데 22%만이 병원에서 의학적으로 사망 확인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 의사들은 많은 인도인이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지만 검사나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BBC뉴스는 덧붙였다.
이 때문에 병원의 공식 사망자 수를 체크하더라도 정확한 코로나19 치명률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루이 뱅상 벨기에 에라슴대 교수는 "인도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가 적게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BBC뉴스에 인도가 코로나19 확산 흐름을 막아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솔직히 말해 우리는 아직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도에서는 델리주의 누적 확진자가 3천명을 넘어 3천108명(사망자 54명)을 기록했다. 인도에서는 뭄바이가 있는 마하라슈트라주의 누적 확진자가 8천590명(사망자 369명)으로 각 주 가운데 가장 많다.
이웃 나라 파키스탄에서는 이날까지 누적 1만4천79명(사망자 30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대비 신규 확진자 수는 751명이다.
방글라데시의 누적 확진자 수는 5천913명(사망자 152명)으로 6천명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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