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남성, 코로나19 관련 욕설 퍼부으며 공격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캐나다에서 92세 아시아계 노인을 향한 혐오스러운 인종차별 공격이 벌어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 경찰은 지난달 13일 밴쿠버 내 중국인 밀집 거주지역의 한 편의점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공격과 관련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사건의 가해자를 지명수배한다고 밝혔다.
이 영상을 보면 한 아시아계 노인이 편의점에 들어왔다가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에 의해 가게 밖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이 노인은 도로 위에 쓰러졌으며, 이 과정에서 머리를 도로 바닥에 부딪히고 신발도 벗겨졌다.
노인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 이 남성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그에게 퍼부었다.
이 노인은 중증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집을 나와 길을 잃은 상태였다. 사건이 벌어지기 한 시간 전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했다고 한다.
사건 직후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가해자는 현장을 떠나 붙잡히지 않았다.
밴쿠버 경찰은 "피해자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 공격은 충격적이며 비열하기 짝이 없다"며 "우리는 편견이나 증오가 동기가 된 사건의 가해자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노인을 공격한 남성은 50대 백인으로, 180㎝가량의 키에 건장한 체격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밴쿠버 경찰은 최근 들어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 신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만 11건의 증오 범죄가 신고됐는데, 이 가운데 5건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지난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신고는 모두 12건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지금까지 벌써 9건에 달한다.
밴쿠버 경찰은 "증오 범죄는 신고된 것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증오 범죄의 피해자나 목격자가 이를 적극적으로 신고해 경찰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