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면역 생겼을까…방역당국 "항체조사 조속히 진행"(종합)
"환자 많았던 대구·경북 대상…건강영양조사·군신체검사 통해 혈액검체 확보 가능"
"코로나19 항체 방어력·지속시간도 동물실험으로 연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면역이 생긴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는 '집단면역' 관련 조사를 이른 시일 내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지역사회에서 항체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계획이 마련되면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집단면역은 한 집단 구성원의 일정 비율 이상이 병에 걸려 면역이 생기면, 감염증의 진행과 전파가 점점 약해지는 상황을 설명하는 면역학적 개념이다.
앞서 학자들은 인구의 60%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되리라는 예상치를 제시했다. 면역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됐는지 여부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신천지대구교회와 관련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방역당국은 이 지역에서 집단면역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매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전체 국민 중 표본에 대해 건강 상태와 영양 상태를 조사하는데, 이때 대구·경북지역에서 동의를 구하고 혈액 검체를 확보해 항체를 조사하는 방안이 있겠다"고 예를 들었다.
또 그는 "매년 군에 입대하는 사람이 신체검사를 받는데, 여기서도 동의를 얻어 혈액을 확보하고 항체검사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권 부본부장은 지난 22일 방대본이 진행한 코로나19 항체 형성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다시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에 따르면 방대본은 코로나19 증상이 남아 있는 입원환자 25명에게서 모두 바이러스의 침입을 확실히 저지할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됐음을 확인했다. 조사 대상자 25명 중 절반 정도인 12명의 검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는데, 이 유전자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에서 나온 것은 아닌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12명의 검체에 남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바이러스의 '찌꺼기'인지, 아니면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배양검사를 했다"면서 "1차 조사에선 바이러스가 모두 배양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권 부본부장은 항체의 방어력과 지속기간 등을 동물실험을 통해 더 알아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경우 항체의 지속기간이 1년으로 조사됐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항체는 3년간 지속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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