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아체주, 코로나에도 공개 회초리질…"감옥보다 낫다"
음주·혼전 성관계 당사자 태형…"코로나도 정의 실현 방해 못 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공개 태형이 집행됐다.
22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음주 혐의로 남성 4명이 각각 40차례, 호텔 방에서 붙잡힌 미혼 남녀가 각각 20여차례 회초리질을 받았다.
이들은 공원 내 공공 건물에서 공개적으로 매를 맞았고, 수 십여명의 구경꾼들이 이를 지켜봤다. 구경꾼 가운데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음주 혐의로 회초리를 맞은 한 남성은 "이제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됐다"며 "라마단 기간에 감옥에 있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감옥에 있는 것보다 빨리 매를 맞고 나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태형을 집행한 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정의 실현을 방해할 수는 없다"며 "태형이 확정되면 바로바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적용하는 유일한 곳으로 주민 500만명 중 98%가 이슬람 신자이다.
이곳에서는 음주, 도박, 간통, 동성애, 혼전 성관계, 공공장소 애정행각 등이 적발되면 공개 태형을 한다.
작년 12월에는 여성 범죄자에게 회초리질을 하기 위한 여성 집행관이 처음으로 배치됐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정부 공식 집계상 7천135명, 사망자는 616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4일부터 자카르타 수도권 등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 적용 지역 거주민의 고향 방문(무딕)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은 23일 저녁부터 시작하고, 이후 5월 24일∼25일이 르바란(이둘 피트리) 공휴일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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