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심폐소생술, 정확도 따라 환자 생존퇴원율에 3배 차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일반인 심폐소생술 2천491건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일반인이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 정확도에 따라 생존 퇴원율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이정아 교수 연구팀은 2016∼2017년 국내 18개 지역에서 일반인이 심정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심폐소생술 2천491건을 분석,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심폐소생술의 정확도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평가하도록 했다. 가슴을 압박하는 손의 위치가 정확하고, 분당 압박 횟수는 최소 100회, 압박 깊이는 최소 5㎝인 경우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분류했다. 만약 이 중 한 가지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부정확한 심폐소생술로 기록했다.
이 결과 총 2천491건의 심폐소생술 중 정확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6%인 149건에 그쳤다.
정확한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40세 미만 9.1%, 40대 7.7%, 50대 6.5%, 60대 이상 2.2% 등으로 구조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았다.
또 정확한 심폐소생술은 환자의 생존 및 신경학적 예후에 영향을 끼쳤다. 심폐소생술이 제대로 시행됐을 때의 생존 퇴원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8배, 신경학적 회복률은 4.3배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의 일반인 구조자가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한 경우 환자의 생존 퇴원율은 4.4배, 뇌 기능 회복률은 7.6배까지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119상황실에서 심폐소생술 방법을 알려주는 '전화 도움 심폐소생술'이 2011년 도입되면서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2008년 1.9%에서 2018년 23.5%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58.7%로 아시아(17.3%), 프랑스(19.4%), 덴마크(34.9%)보다 높았다.
올바른 심폐소생술은 환자를 바로 눕힌 후 어깨를 가볍게 치면서 의식 및 반응을 확인하는 게 먼저다. 의식이 없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119 호출 및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올 것을 요청해야 한다.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 호흡(심정지 호흡)을 보인다면 즉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해야 한다. 이때 압박 깊이는 약 5㎝이며, 압박 속도는 분당 100~120회를 유지해야 한다. 처치에 자신이 없다면 119 응급의료전화상담원의 지시에 따라서 행동하면 도움이 된다.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서는 인공호흡 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인공호흡을 꺼리는 일반인 구조자는 가슴 압박소생술을 하도록 권장한다.
이정아 교수는 "전화도움 심폐소생술 도입으로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참여가 늘어났지만 정확한 방법으로 시행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며 "정확한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해야만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예후도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응급의학회지(Emergency Medicine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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