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코로나19 대응 부실에도 지지율 41%…"대안 없어서"
코로나19 대책·천 마스크 배포에 여론 불만 고조
아베 장기 집권으로 대안 부재…유권자 체념 심리 등 영향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관한 비판이 고조하고 있음에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은 40% 수준을 유지하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연속 7년 넘게 장기 집권 중인 가운데 일본 유권자는 대안이 될 다른 정치인이 마땅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8∼1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53%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39%)보다 많았다.
일본 정부가 가구당 2장씩 천 마스크를 배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68%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26%만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응답자의 45%는 마스크를 세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반복해 쓰고 있다고 반응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은 41%,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42%였다.
지난달 14∼15일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지지 여론은 2% 포인트 하락했고 비판 여론은 4% 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내각 지지율도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지지 여론과 비판 여론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지지율이 40%를 넘은 것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됐고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교도통신이 이달 10∼1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지 여론이 40.4%, 비판 여론이 43.0%를 기록했다.
일본 유권자들이 여전히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큰 이유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의 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이들 가운데 58%는 '다른 좋은 사람이나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일본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이 정국을 달구던 2017년 7월 26%까지 하락한 바 있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재집권 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지지율이 하락했으나 아베 총리는 개각으로 정국을 전환해 상황을 모면했다.
그는 이후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로 다시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해 역대 최장기 집권 총리로 이름을 올렸다.
아베 총리가 연속 7년, 1차 집권기까지 포함해 8년 넘게 총리로 재직하는 가운데 유권자들 사이에 무엇을 해도 안 된다는 체념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매우 제한적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일본의 확진자 수가 미국이나 유럽 등 심각한 상황에 봉착한 국가보다 아직 적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도 민심이 완전히 이탈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전국에 긴급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어 향후 감염 확산 상황이 아베 내각의 지지율에 계속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집권 자민당 당원 수는 7년 만에 감소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작년 자민당 당원 수는 전년보다 1.3% 줄어든 108만6천298명을 기록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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