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펠로시 '코로나19 책임론' 장외충돌…'허약한 인간' 공방
트럼프 "꼭두각시·삼류정치인"…'차이나타운 방문' 동영상 공격
펠로시 "트럼프 남 탓만"…"성급한 경제정상화는 더 큰 악"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일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국면에서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두 지도자가 탄핵 국면 와중에 심해진 '앙금'을 풀지 못한 채 감정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낸시 펠로시, 당신은 허약한 인간이다. 당신은 형편없는 지도자이다.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미국 국민이 직업 정치인을 싫어하는 것"이라는 폭스뉴스 방송 진행자인 숀 해너티의 발언을 인용한 뒤 "그녀는 완전히 무능하며 급진 좌파에 의해 조종된다. 허약하고 딱한 꼭두각시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으로 돌아와 당신의 일을 해라"고 말했다.
이에 펠로시 하원의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전화간담회에서 "진실은 허약한 인간, 형편없는 지도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인용한 '허약한 인간', 형편없는 지도자'라는 말을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을 물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전격 선언한 것에 대한 비판 차원이었다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허약한 인간은 다른 사람들 탓을 한다. 따라서 여러분은 대통령이 WHO를 비난하고 이 사람을 비난하고 저 사람을 비난하고 그 나머지 모두를 비난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상화 방안 발표에 대해서도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방법으로 경제를 다시 여는 것은 미국 국민의 건강과 복리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라며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가해지는 공중 보건 위협은 현재의 경제적 곤란보다 더 큰 악"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또다시 트윗을 올려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펠로시 하원의장이 과거 차이나타운을 방문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이나타운으로 오라고 언급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게재한 뒤 "미친 낸시 펠로시는 트위터 계정에서 이 영상을 삭제했다"며 "그녀는 내가 중국에 대한 국경을 폐쇄한 한참 지난 시점에도 모든 이들이 차이나타운으로 오길 원했다"고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그녀의 발언에 근거한다면 그녀는 많은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그녀는 무능한 삼류정치인이다!"라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이 자신에 대해 초기 늑장 대응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펠로시 의장은 자신이 중국발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한 이후에도 차이나타운에 오라는 발언을 했다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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