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갈등' 미중 외교장관, 비난 자제 속 소통 강조(종합)
폼페이오 "코로나19 투명성 및 정보공유 필요"
양제츠 "코로나19 속 미중 관계 안정적 발전 중요"
(워싱턴 베이징=연합뉴스) 송수경 심재훈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정보공유와 방제협력 등 공조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완전한 투명성과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물리치고 향후 발병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미국 국민이 지난 1월 중국 국민에게 전달한 원조에 대해 언급했으며, 미국 내 중요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국이 의료 물자 수출을 촉진하는 데 대한 중요성도 거론했다고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전했다.
양측은 또한 코로나19 발병을 물리치고 국제 보건 및 번영을 복원하기 위한 책무를 확인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AFP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미·중 간 긴장 재점화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선 중국이 마스크 및 다른 의료 장비의 주요 공급원이라고 전했다.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양제츠 정치국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달 27일 미·중 정상의 전화 통화 이래 양국이 코로나19 방제와 관련해 긴밀히 소통해 왔다고 밝혔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미국과 전염병 방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방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관련 주요 20개국(G20) 특별 정상회의의 공동 인식을 실천하며 글로벌 공급 사슬 및 금융 사슬이 안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전염병 퇴치를 위해 중미 관계를 잘 처리하고 양국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협력에 초점을 두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들 미·중 외교수장이 앞서 지난달 13일 전화 통화 이후 중국은 오명을 씌우지 말라고 공개 경고하고 미국은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고 맞불을 놓는 등 코로나19 문제를 놓고 격한 장외 신경전을 벌인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
두 사람의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코로나19의 대응 실패 책임론을 제기하며 자금 지원 중단을 전격 선언한 다음 날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통화에서는 미국의 WHO 자금지원 중단 문제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보다 강한 어조로 중국에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은 초기에 보다 투명할 수 있었고 코로나19 발병의 위협에 관한 보다 많은 자료를 공유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고 이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그랬더라면 바이러스에 대한 보다 나은 이해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을 향해 "오늘날조차도 우리는 그들이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을 보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공유하도록 지속해서 보다 더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 모두는 협력한다. 전 세계의 모든 나라는 이 바이러스를 이해하고 통제하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지금도 중국으로부터 우리가 볼 필요가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HO 책임론과 관련, WHO가 중국 편들기를 하면서 팬데믹 확산을 초래했다며 중국 편향성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와 관련,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WHO에 대한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중국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집요하게 거론해왔으나 최근 들어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WHO 자금지원 중단을 선언하며 WHO의 '중국 중심적 행태'를 비판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직접 공격은 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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