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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재계 "위기끝나면 더많이 일해야" 주장에 노동계 반발
최대 경제단체 회장 "더 많이 일해 부 창출해야…근로시간 문제 제기"
경제부처 장관도 가세…노동계 "지금 위기 노동자 책임 아니야…낡은 망령"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최대 경제단체 회장과 경제부처 장관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령이 풀리면 기업과 근로자들이 더 많은 시간 일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이동제한·영업중단으로 일을 못 하게 된 것은 노동자들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기업인협회(Medef·메데프)의 조프루아 루 드 베지외 회장은 일간지 르 피가로 인터뷰에서 "더 많이 일해서 침체한 경제를 회복시키고 추가 성장을 창출하게 해야 한다"면서 "조만간 근로시간과 공휴일, 유급휴가 등의 문제가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지외 회장은 이어 "이동제한령이 풀리면 노동자들이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면서 "올해의 침체를 만회하려면 (더 많이 일해서) 대량의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데프는 프랑스 재계와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주로 대변하는 프랑스 최대 경제단체로, 이 단체 회장의 발언은 이번 사태가 지나가고 노동시간 연장 문제를 정부에 본격적으로 제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미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정부 권한에 따라 주당 법정 최고 근로시간을 기존 35시간에서 60시간으로 한시적으로 늘린 상태다.
정부 각료도 '더 많이 일하라'고 노동자들을 채근하는 목소리에 가세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의 아녜스 파니에 뤼나셰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프랑스앵포 방송에 출연해 "경제 회복을 위해 우리가 전에 했던 것보다 더 많이 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프랑스 정부가 마련한 1천억유로(133조원 상당) 규모의 긴급자금에 기업들이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위기를 모면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산소공급이 중요하지만, 회복 이후에는 부의 창출을 위해 서둘러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와 정부에서 이런 발언이 잇따라 나오자 프랑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프랑스 제1노동단체인 민주노동연맹(CFDT)의 로랑 베르제 위원장은 지난 주말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완전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 위기는 노동자들의 책임이 아닌데 '더 오랜 시간 일해야 한다', '노동자의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라는 식의 낡은 망령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힘(FO)의 이브 베리에 사무총장도 RTL 방송에 나와 "직장에 갈 때 공포에 떨며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 실업 상태에서 직장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 재택근무로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 모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서 "노동자들이 지금 상황을 즐기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파 정치권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우파 정부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시 노동장관을 지낸 자비에 베르트랑 오드프랑스 광역의장은 "노동자들은 이 사태에 책임이 없다. 그런데 위기가 끝나면 책임을 지라고? 프랑스인들을 미치게 만들고 싶은 건가"라고 격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같은 우파인 공화당(LR)의 상원 원내대표 브뤼노 르타요 의원은 "기업이나 직원이나 시련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일해야 한다"며 정부와 재계 편을 들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으로 8%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17일 시작된 이동제한령과 상점영업 금지령이 한 달간 이어진다고 가정해 올해 성장률을 -6%로 예상했지만, 전날 마크롱 대통령의 발표로 내달 11일까지 연장되자 이날 전망치를 -8%로 낮췄다.
프랑스 경제는 이미 침체에 들어간 것이 지표로 뚜렷이 확인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6%로 나타나 직전 분기(-0.1%)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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