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메콩강 수위 하락, 상류 중국 댐들이 원인"…연구보고서
"하류 수위 3m 낮아져도 중국 댐들 물 안 내보내"…중국 "비합리적" 반박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에서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수위 하락은 상류의 중국 댐들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14일 통신에 따르면 물 분야 연구 및 컨설팅 전문 업체인 '아이즈 온 어스'는 최근 미 국무부의 지원을 받아 펴낸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메콩강 유역 수위는 50여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이 지역 농·어민들이 극심한 타격을 입었는데, 여기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함께 강 상류 중국 댐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동남아에서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 중인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에서 메콩강 상류 중국 댐들이 하류 국가 주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강의 수위를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고 비판했다.
'아이즈 온 어스'는 보고서에서 메콩강 상류 중국 윈난성의 '표면 습기'에 대한 위성 측정값은 지난해 5~10월 우기 동안 비와 눈 녹은 물의 혼합 수량이 평균을 약간 넘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면 태국~라오스 국경을 따라 펼쳐진 메콩강 하류의 경우, 수위가 예상 수위보다 3m까지 낮은 적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기상학자이기도 한 앨런 베이시스트 '아이즈 온 어스'대표는 "이는 방류 제한이 하류 지역의 가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중국이 우기 동안 물을 내보내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메콩강 상류에 중국이 건설한 11개 댐의 영향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중국 측이 저수량 등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관련 데이터가 부족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에 '아이즈 온 어스'는 1992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측 메콩강 유역 표면에서 비와 눈 녹은 물로 인한 물의 양을 추적한 위성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 다음 메콩강유역위원회(MRC)의 강 수위 측정값을 비교, 메콩강 상류의 비와 눈 녹은 물의 양에 따른 강의 '정상적인' 수위에 대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초기에는 예측 모델과 강 수위 측정값이 대체로 가깝게 이동했다.
그러나 메콩강 상류에서 중국 측이 대형 수력발전소 댐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는 예측 모델과 강 수위 측정값이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예측 모델과 강 수위 측정값 차이는 특히 지난해 두드러졌다고 베이시스트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자신들은 지난해 메콩강 가뭄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데이터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연구 결과에 대한 의견 표명 요청에 대해 성명을 통해 "란창(瀾滄·중국에서 메콩을 일컫는 표현)강에 있는 중국 댐들이 하류의 가뭄을 가져왔다는 설명은 불합리하다"고 일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윈난성도 지난해 심각한 가뭄을 겪었고, 메콩강 내 중국 댐들의 저수량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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