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채권단에 자구안 제출…"두산솔루스 매각"(종합)
계열사 임직원 급여 삭감 포함…"그룹 지배구조 재편은 포함 안 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남권 기자 = 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로 국책은행에서 1조원 지원을 받은 두산그룹이 자구안을 내놨다.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솔루스 매각과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급여 삭감 방안 등이 자구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13일 보도자료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두산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도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검토를 하고 있으며, 계획을 성실히 이행해서 경영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솔루스 매각은 유동성 확보와 대주주의 책임 경영 이행을 위해 두산그룹이 내놓을 수 있는 좋은 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솔루스는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모두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의 지분 전량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협상을 벌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스카이레이크 측과는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틀어진 것으로 안다"며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 매각 의지가 있는 만큼 다른 쪽과 접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8천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2만8천200원) 기준으로 8천626억이다.
두산솔루스 매각 대금은 유상증자 형태로 두산중공업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두산중공업 자회사 네오트랜스와 두산메카텍, 석탄 사업부, 인도 법인 등의 매각도 거론된다.
두산중공업 자회사인 두산건설 매각도 시나리오로 꼽히지만 적자 지속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매물로 나왔을 때 매각 성사 가능성은 작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급여 삭감 방안은 자구안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그룹의 전 계열사 임원은 이달부터 급여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박지원 회장을 포함해 부사장 이상은 50%, 전무는 40%, 상무는 30%로 급여 반납 비율을 책정했다.
채권단이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 구조를 끊어내라고 요구하면서 주목받았던 그룹 내 지배구조 재편은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쁜 부모'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밥캣이 절연해야 한다는 채권단의 요구에 한때 두산중공업의 분할 후 합병 방안이 주목받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다음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두고 투자회사를 ㈜두산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두산그룹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산은 측은 "채권단은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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