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1년 뒤 미사…"테러범들 용서했다"
작년 4월 21일 부활절 테러로 성당·호텔서 270여명 사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12일 스리랑카의 말콤 란지트 추기경은 국영 TV로 중계된 '부활절 미사'를 집전하면서 작년 부활절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범들을 용서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21일 부활절 아침, 콜롬보 시내 가톨릭 성당과 호텔 등 전국 8곳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져 270여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인구의 다수인 싱할라족 불교도가 이슬람 소수집단을 공격하는 일도 발생했다.
말콤 란지트 추기경은 이날 부활절 미사에서 "가톨릭은 가톨릭 신자와 불교 신자, 힌두교 신자, 이슬람 신자의 목숨을 앗아간 잘못된 젊은이들을 용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적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동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저들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3월 19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수도 콜롬보 등 주요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기에 이날 부활절 미사도 TV와 인터넷을 통해 중계됐다.
스리랑카의 확진자는 199명, 사망자는 7명이다.
란지트 추기경은 이날 부활절 미사에서 "모두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을 위반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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