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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코로나19 우려' 쑤이펀허 국경통제 둘러싸고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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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코로나19 우려' 쑤이펀허 국경통제 둘러싸고 불협화음"
중국 관영매체 보도…"러, 중국인들 세관으로 보내고 국경개방 기다리게 해"
중국, 헤이룽장성 통한 역외유입 '비상'…쑤이펀허 교통통제 강화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양국 국경 세관(口岸·통상구) 통제 문제를 두고 불협화음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화권매체 봉황망 러시아 주재 기자인 루위광(盧宇光)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러 양국을 오가는 비행기가 일주일에 한 편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러시아 주재 중국인들은 러시아 국내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뒤 기차·버스를 타고 육로로 헤이룽장성 쑤이펀허(綏芬河) 등을 통해 귀국해왔다.
중국이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이 경로를 통해 들어온 중국인 다수가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헤이룽장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9일 닷새 연속 러시아에서 들어온 신규 확진자가 20명을 넘겨, 9일 기준 역외에서 유입된 헤이룽장성의 누적 확진자는 155명이 됐다.
8일까지 전국 역외유입 확진자 중 11.5%, 역외유입 무증상감염자 중 42.3%가 헤이룽장성에 몰려있으며, 헤이룽장성을 통해 들어온 무증상감염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것이다.
쑤이펀허를 통해 귀국한 중국인 뉴(牛) 모씨는 "많은 이들이 몸이 아픈 가운데 러시아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할까 우려해 귀국한다"면서 이 때문에 입국자 중 감염자가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헤이룽장성 정부 등은 확진자가 늘자 "중러 양측이 쑤이펀허 세관의 여행객 세관 검사 통로를 7~13일 일주일간 닫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공지했다는 게 러시아주재 중국대사관의 설명이다.
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러시아가 자국 내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경에 몰려든 중국인들을 장기간 수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루위강의 웨이보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우수리스크 세관 측은 중국 측에 쑤이펀허 세관을 다시 열어 귀국하는 중국인들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했다.
게다가 러시아 당국이 쑤이펀허와 연결된 러시아 측 포그라니치니 세관을 열고 중국인 여객들이 들어가도록 한 뒤, 쑤이펀허 세관 개방 때까지 기다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아직 당국이 이러한 내용을 확인해준 것은 아니라면서도, 루위강의 웨이보를 둘러싸고 중국 온라인상에서 커다란 논쟁이 벌어졌으며 러시아 측의 조치에 실망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쑤이펀허 세관은 매년 100만명 이상의 여객이 오가는 주요 국경 통로지만, 상주인구는 7만명 정도에 불과한 소도시다.
쑤이펀허 내 격리호텔은 이미 만원이라 추가 유입 인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글로벌타임스 설명이다.
쑤이펀허시는 코로나19 우려가 커지자 8일부터 모든 주거 구역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고, 9일부터 택시·버스 등이 시외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차량 통행도 통제하고 있다.
또 환자 증가로 쑤이펀허의 의료시스템이 마비될 우려가 제기되자, 중국은 11일부터 병상 600여개를 갖춘 임시병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 쑤이펀허 주민은 "우리 공중보건 능력이 이미 포화상태다. 러시아가 이를 이해하고 당분간 중국인들을 돌봐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다후이(吳大輝) 칭화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이 국경에서 발이 묶인 중국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병원과 의료진 등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해당 소문은 러시아 극동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가 중국인들을 임시 수용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양진(楊進)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부연구원은 "러시아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자국을 우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일이 중러 간 전략적 협력과 우호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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