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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끝 대권 후보 거머쥔 바이든…'중도·본선 경쟁력'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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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 끝 대권 후보 거머쥔 바이든…'중도·본선 경쟁력' 강점
트럼프 맞서 '경합주·백인층'에 강세…구세대 이미지·아들 의혹은 약점
정치인 성공 이면엔 안타까운 가족사…첫 부인과 딸·첫째 아들 잃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8일(현지시간)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수' 끝에 후보 자격을 거머쥐게 됐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이날 전격적인 중도하차를 선언함으로써 대선 주자로는 혼자 남게 된 것이다.
그는 민주당 경선 전에 대세론까지 구가하며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초반 백인 유권자 중심의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4, 5위로 추락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흑인 유권자 지지에 힘입어 압도적 1위를 하며 부활했고 '슈퍼 화요일'과 '미니 화요일' 승리로 연이어 1위에 오른 뒤 샌더스와의 경쟁에서 내내 우위를 달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화려한 정치 이력과 풍부한 국정 경험, 대중적 인지도, 본선 경쟁력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일약 29세 때인 1972년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도전해 당선됐다.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 기록을 세우며 중앙 정치 무대에 뛰어든 그는 내리 6선에 성공해 민주당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36년간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8년 간 부통령을 맡았다.
상원의원 시절 공화당과 협력을 모색하는 등 초당적 자세를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중도 진영' 주자라는 점도 강점이다.
이렇다 보니 자주 대선 주자로 거론됐고 실제로 1998년과 2008년에는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셔 대선 후보가 되는 데는 실패했다.
2008년 경선에선 오바마에게 패했지만,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본선을 함께 치렀다.
바이든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2016년 대선 때도 출마를 검토했지만 나서지는 않았다.
대선에서 중요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후보가 총득표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린 것은 주요 경합주에서 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반면 바이든의 경우 트럼프 지지층인 중서부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합주의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는 그의 고향이기도 하다.
올해 대선에선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이 경합주로 꼽힌다. 이들 6개 주에선 지난 대선 때 힐러리가 트럼프에게 석패했다.
이 지역에 배정된 선거인단 수는 총 101명으로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의 37.4%에 이른다.
바이든은 진보적 공약을 내건 샌더스와 달리 중도 성향 정책으로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는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특히 쇠락한 제조업 지대인 '러스트 벨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은 물론이고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양자 대결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거나 박빙 차이로 경합하는 등 강한 경쟁력을 보였다.
민주당이 '집토끼' 지지층인 '진보·여성·유색인종'을 기반으로 지난번에 빼앗긴 중서부 백인 노동자와 중도층 표심까지 확보하기 위해선 바이든이 적격인 셈이다.


반면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77세의 고령인 그의 구세대 이미지는 약점이 될 수 있다. 풍부한 경험 이면의 기성 정치인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경선 지지 후보를 발표할 때 바이든을 택하지 않은 이유로 '횃불을 새로운 정치 지도자 세대에 넘겨줘야 할 때'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바이든이 만약 당선되면 내년에 78세로 취임하며 미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된다.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빈약한 토론 능력도 약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을 '졸린 조'라고 조롱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이기도 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비롯해 숱한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원조를 대가로 바이든과 그의 아들의 비리를 조사하라고 압박했다는 의혹 때문에 탄핵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벗어난 바 있다.
공화당 진영은 바이든을 상대로 그간 가혹한 검증을 예고해왔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아들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회사에 임원으로 채용된 뒤 부당 이득을 취했지만, 바이든은 부통령 권한을 남용해 이를 모른 체하거나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해왔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과 그 아들에 대한 추가 의혹을 제기하겠다고 주장해왔고 한 상원의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미투' 폭로로 궁지에 몰린 적이 있고, 과거 흑백 인종통합 교육에 반대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들 사안은 향후 본선 대결에서 돌발 변수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치인으로 성공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면에 있는 안타까운 가족사(史)도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1972년 11월 7일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뒤인 그해 12월 18일 교통사고로 아내와 13개월짜리 딸을 잃었다. 두 아들은 골절상 등으로 입원했다.
그는 충격으로 의원직 사임까지 고려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위기를 넘기고 이듬해 아들들이 입원한 병실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현 부인과 1977년 재혼하기 전까지 혼자 두 아들을 돌봤다.
2016년 대선 도전을 고려하던 2015년 5월에는 장남이 뇌암으로 숨지는 불운도 겪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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