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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내려달라" 아파트단지 집단 이의신청 비강남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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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내려달라" 아파트단지 집단 이의신청 비강남으로 확산
대치 은마 등 강남 이어 목동·의왕 등지에서도 단체 움직임
보유세 급등, 집값 하락에 불만…"인상 전면 철회" 청와대 청원도 등장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움직임이 강남뿐만 아니라 비(非)강남권과 수도권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이 의견을 공유하며 단체 연명으로 이의신청을 준비하는가 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올해 공시가격 인상안을 전면 철회해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인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는 입주예정자 카페를 중심으로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의 공시가격이 7억원대로 책정됐는데 소수의 거래만으로 공시가격이 매겨져 과도하게 높다는 게 일부 주민들의 의견이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체 연명으로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달 3일까지 주민들을 상대로 신청을 받아 한국감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목동 신시가지 단지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27∼28%가량 상승했다.
목동의 한 주민은 "목동 신시가지는 최근 3년간 공시가격 인상률이 해마다 20∼30%에 달했고 현실화율도 오히려 강남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며 "강남만큼 집값이 비싼 곳도 아니고 실거주자가 많은 단지인데 거래 가뭄 속에 몇 건의 계약만으로 공시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목동의 신축아파트에 비해 신시가지 기존 단지들만 유독 인상률이 높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강남권도 단체 연명으로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준비하는 곳이 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대치 미도, 대치 쌍용 1·2차,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서초고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등도 입주자 대표회의 등을 통해 단체 이의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권은 올해 들어 급매물 거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세가 공시가격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에 맞췄다지만 집값이 최고점에 몇 건의 거래 사례만으로 공시가격을 매긴 것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인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재건축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보유세가 더 큰 부담이라는 반응이 많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2020년 공시가격 인상안의 전면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청원은 만 하루 만에 1만명 넘게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부의 징벌적 과세의 피해는 상류층보다 생활이 빠듯한 중산층에 집중돼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은 정부 정책의 실패 때문이지 투기꾼 때문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집단 이의신청이 작년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공시가격이 예상보다 더 많이 오른데다 최근 집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은 총 2만8천735건이 접수돼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단체 연명으로 이의신청을 한 곳은 74개 단지였다. 단체 이의신청은 1천명이 동의해도 1건으로 처리된다. 다만 이의신청을 한다고 정부가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12·16대책으로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1주택자도 보유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공시가격이 크게 뛰면서 세부담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는 방증"이라며 "공시제도 로드맵 수립 등으로 내년 이후에도 보유세 부담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이의신청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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