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로나19 사망자 102명…'지역 격리' 방식 채택
확진자 1천155명으로 증가…드라이브 스루 검진소도 가동
"보호장비 보장 안 하면 치료중단"…韓사업가 방호복 1만장 기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8일 109명 추가돼 총 1천15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102명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8.83%에 이른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 대변인 아흐마드 유리안토는 브리핑에서 "지역 사회에서 근접 접촉에 의한 감염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집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감염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주부터 중국에서 공수한 신속 진단키트가 전국에 배포돼 대량 검사가 시작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날까지 닷새 연속 확진자 수가 매일 100명 넘게 증가했다.
자카르타 외곽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는 전날부터 한국처럼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의 코로나19 검진소가 가동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산 진단키트를 지원해달라고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에 요청한 상태다.
한국의 외교 고위당국자는 117개 국가가 한국에 방역물품 공급을 요청했다며 미국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인도네시아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의료협회(IDI)와 치과의사협회, 간호사협회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의료진의 보호장비 가용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의료진은 방호복과 마스크, 장갑 등 기본 보호장비가 갖춰지지 않아 그동안 최소 1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단 중국에서 15만여개의 보호장비를 공수해 의료진에게 배포했다.
또, 한인 봉제 업체들이 한국에서 원단을 가져와 현지에서 생산, 한국에 납품하는 방호복 가운데 50만장을 구매하기로 양국 정부 간 협의를 거쳐 계약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50만장의 방호복 가운데 1차로 10만5천장을 가져다 의료진에게 배포했다.
이와 별도로 한인 기업가가 방호복 1만벌을 구매해 인도네시아 정부에 기부했다고 재인도네시아 봉제협의회(KOGA)가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동안 '봉쇄(lockdown) 불필요' 입장을 고수했으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격리 방식'을 채택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마흐푸드 정치법률안보조정 장관은 이날 "봉쇄를 하지는 않지만, 지역 격리를 시행하겠다"며 "사람들은 지역 격리를 봉쇄로 보는데, 이는 사실 다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별로 이동 제한령을 내리는 등 내용 면에서는 '지역별 봉쇄'와 다름없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국립대(UI) 의대교수협의회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다. 외출 금지를 엄격히 명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한 일부 지역과 지방에 국지적 봉쇄조치가 필요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코로나19가 인도네시아 전역에 퍼지면, 시민들 피해는 물론 최전방의 의료 종사자들이 하나둘씩 나가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9월 23일로 예정된 2020년 지방선거를 연기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