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회사채 차환 발행 지원…채권시장안정펀드도 가동
투트랙 전략…'회사채 차환 차질'은 차환 프로그램·신속인수제로 대응
'우량채권'은 채권시장안정펀드로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채권시장안정펀드도 4월 초부터 운영된다.
2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4월부터 1조9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회사채 차환 발행분을 산은이 직접 매입하는 방식이다.
차환은 기존에 발행한 채권을 만기에 새로 발행한 채권으로 갚는 것을 말한다.
회사채 등급 A 이상이거나 코로나19 여파로 등급이 하락한 기업 가운데 투자등급(BBB- 이상)이 대상이다.
산은은 기업은행과 함께 2조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매입에도 나선다.
산은 등은 일단 30일부터 회사채 차환·CP 매입 수요조사를 하고서는 4월부터 본격적인 매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회사채 신속인수제 시행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회사채 차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은이 80%를 인수하는 제도다.
산은은 인수한 회사채를 신용보증기금과 해당 기업의 채권은행 등에 판다. 신용보증기금은 이 회사채를 토대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을 발행한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은행 등과 협의해 회사채 신속인수제 기구를 꾸리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며 "신속인수제 가동 전까지 공백을 산은의 회사채 차환 발행 프로그램이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기업까지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백 없는 회사채 발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4월에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6조5천억원으로 역대 4월 기준으로 가장 많다. 기업의 자금 조달 압박이 그만큼 심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회사채 지원 대상 1순위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종이 꼽힌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말할 것도 없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도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보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산은은 일단 이달 말까지 LCC 3천억원 지원 프로그램을 끝내고 추가 지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10조원+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다음달 2일부터 가동된다.
회사채, 우량기업 CP, 금융채 등이 대상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실제 돈을 내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영된다.
출자 금융회사의 유동성 등을 고려해 1차 캐피털 콜은 3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우량채를 매입하는 반면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우려가 있는 대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라며 "투트랙 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