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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입항거부' 중남미 표류 크루즈선서 승객 4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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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입항거부' 중남미 표류 크루즈선서 승객 4명 사망
잇단 입항 거부로 아픈 승객 싣고 계속 항해…전날 2명 확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각국이 항구를 닫아걸면서 갈 곳을 잃었던 크루즈선에서 결국 승객 4명이 숨졌다.
미국에 본사를 둔 크루즈 선사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은 블로그를 통해 27일(현지시간) 파나마 해역에 있는 자사 크루즈선 잔담호에서 고령 탑승객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배엔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배에는 승객 1천243명과 승무원 586명이 타고 있으며, 이중 승객 53명과 승무원 85명이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선사는 전했다.
호흡기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 전날 선상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고, 2명이 확진을 받았다.
잔담호는 지난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출발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21일 칠레 산안토니오에서 여정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칠레 정부는 입항을 허락하지 않았다.

당시 이미 40여 명의 탑승자가 독감 증상을 보였던 탓이다. 선상엔 진단키트가 없어 코로나19 검사를 해볼 수도 없었다.
선사 측은 칠레 항구에서 승객들을 내리게 한 후 항공기에 태울 예정이었으나 지난 18일 칠레 정부가 항구를 모두 폐쇄하면서 입항이 무산됐다. 승객들은 지난 14일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하선한 것을 마지막으로 계속 배 위에 갇혀 있게 됐다. 칠레 위쪽 페루의 항구도 모두 닫힌 채였다.
배는 결국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레일로 가기로 하고 북상을 이어갔는데 파나마 운하 통과가 문제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당초 파나마 정부는 잔담호가 승객 하선 없이 운하를 통과하도록 허락했지만 이날 운하 관계자는 정부가 통과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잔담호는 일단 파나마 해상에서 같은 선사의 또 다른 크루즈선 로테르담호와 접선해 의료용품과 의료진을 건네받았는데 그 사이 선상에서 4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선사 측은 일단 증상자들을 계속 격리하면서, 70세 이상 고령 승객을 중심으로 건강한 탑승객들을 로테르담호에 옮겨 태운다는 계획이다. 파나마 측과 운하 통과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잔담호에는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네덜란드 국적의 승객이 상당수 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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