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각국 소형 은행들 `코로나19+저금리'로 이중고
한국 4개 지방은행 신용등급 하향 위기
미국·중국 지방은행들도 부실 대출 증가로 위험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과 이를 완충하기 위한 대폭적인 금리 인하로 한국 등 주요 국가 소형 은행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의 지방 은행들과 미국, 일본, 중국의 중소 은행들이 코로나19 확산 후 기업 대출 부실과 예대금리 마진 축소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전날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등 4곳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반영했다"면서 "특히 이들 4개 지방은행은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 피해 지역이거나 관광, 서비스, 식음료, 유통업종 중소기업에 대한 위험 노출이 커 자산 건전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수십개 소형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토록 하는 대출 손실 회계 규정의 시행을 연기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지역사회 영세업체 대상 대출들이 부실화해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유가 하락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영세 에너지 기업들에 대출해준 소형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 상태인 일본의 경우 은행들의 이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인데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은행업계의 타격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해 회수가 어려운 불량대출 비율이 6.3%로 종전의 3배 이상으로 높아지고, 불량대출 금액도 7천870억달러(964조원)나 늘어날 것으로 신용평가 기관인 S&P는 추산하고 있다.
작년 3개 지방은행이 파산 직전에 구제된 중국은 은행 자산의 질과 수익성이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금융 서비스 업체 웰스 파고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지역의 소형 은행들은 예대금리 마진 의존도가 더 높다"면서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로) 위험 노출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경제분석팀의 헤르만 찬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경제 활동이 둔화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대출 손실은 은행들에 주요 걱정거리"라고 전제하면서 "특히 미국 지방은행들은 연방준비제도의 제로 금리로 대출 부실이 늘어나고 수익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 서비스 업체 KBW의 브라이언 록 애널리스트는 "지방 은행들의 부실화가 다양한 많은 분야 기업들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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