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보급 예고…아마존도 배송 합의"
"혈액 한방울로 15분만에 항체 확인"… 350만개 우선 확보
"코로나19대응 게임체인저 기대"…정부 "정확성 미흡하면 공급 안 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면역' 여부를 집에서 채혈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시약이 이르면 '며칠 안으로' 일반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공중보건국(PHE)의 국가 감염병 담당 샤론 피콕 교수는 하원 과학기술위원회에서 이번 주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검증 작업을 마치면 며칠 내로 대규모 검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당국이 마지막 정확성 검증단계에 있는 이 제품은 '혈액 한방울'로 '단 15분 만에' 코로나19 항체를 측정하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항체 자가진단시약은 임신테스트기와 유사한 형태로, 기기에 소량의 혈액을 떨어뜨려 감염 초기에 형성되는 항체 '면역글로불린M(IGM)'과, 바이러스에 반응하며 체내에서 증가하는 항체 '면역글로불린G(IGG)'를 감지한다.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감염돼 회복됐거나 인체 면역계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이라면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타나게 된다.
대부분은 일반인이 결과를 확인 수 있지만, 일부는 의료인의 판독을 요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시약을 유통하는 데 합의했으며, 일반 약국에서도 이를 판매할 예정이다.
피콕 교수는 "아주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이주 내로 검증을 거친 후 키트가 대량으로 도착하면 지역 사회에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콕 교수는 '몇주나 몇달이 아니라 며칠 내로 키트를 받아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틀림없이 그렇다"며 현재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이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350만개의 진단키트를 사들였으며, 향후 수백만개를 더 확보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통한 검사가 피콕 교수의 말처럼 빠르게 시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영국 보리스 존슨 행정부의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위티 박사는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시판 전에 키트의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위티 박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 대중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정확한지 평가하는 것"이라며 "만약 키트가 놀라운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면 이를 보급할 가장 빠른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느 것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가진단키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현재 의료시설에서 사용되는 높은 정확도의 항원검사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도 진단키트를 검증하기 위한 시험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확대했다면서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이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10~15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진단 키트가 코로나19 사태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특히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이 감염 여부를 즉시 확인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약을 통해 이전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항체가 형성돼있는지를 확인해 가정이나 직장에서 불필요한 자가격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자가진단시약은 의료진이나 일반 대중이 자신의 상태를 신속하게 파악해 격리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수단일 뿐, 의료 현장에서 바이러스 확진을 판단하는 유전자 검사를 대체하는 용도는 아니다.
피콕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자가진단키트가 대규모 진단검사 확충 계획의 일부라면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이뤄지던 기존의 비강 검사도 향후 며칠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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