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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난에 주저한 이동금지 사망 2천명 넘자 결국 시행(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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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난에 주저한 이동금지 사망 2천명 넘자 결국 시행(종합2보)
도시간 이동 금지 전국 적용…"국내 여행자 거주지로 복귀해야"
이란 정부 "전염 증가세…아직 정점 아니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가 경제난을 고려해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둔 이동 금지령을 결국 시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5일(현지시간) 2천명을 넘으면서 고육지책을 택한 것이다.
이란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대책본부는 26일 국영방송을 통해 이란 전역에서 '전염 사슬'을 끊기 위해 당분간 도시간 이동을 이날부터 금지하고 휴교령과 모임·행사 금지령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시작한 2주간의 새해 연휴(노루즈)에 가족 방문, 관광 등을 목적으로 집을 떠난 국민은 거주하는 도시로 신속히 복귀하라고 요청했다.
시 경계 진입 차량은 해당 도시에 거주지가 확인돼야 통행이 허가된다. 이란은 주(州)별로 자동차 번호판 앞자리 숫자가 달라 등록지를 식별할 수 있다.
다른 도시에 직장이 있는 시민에겐 통행증을 발급할 계획이다.
국가대책본부는 이동 금지와 관련한 더 엄격한 계획을 논의 중이지만 시행 시기를 놓고 부처 간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지만 그간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행상, 건설 현장 인부 등 일용직으로 생계를 잇는 저소득층을 위해 이동 금지령을 자제하고 시민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어려운 결정이지만 이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시점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열흘 전만 해도 로하니 대통령은 테헤란에 봉쇄령이 내려진다는 소문을 일축하면서 "특정 지역 봉쇄나 이동금지 조처는 이란에서 없을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나르게스 바조글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중동학 조교수는 전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이란은 완전히 이동을 금지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다"라며 "이란 정부는 최근 빈곤층에 현금을 지원했으나 예산이 엄청나게 부족한 처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의 부유층은 (정부의 권고대로) 집에 머무를 수 있겠지만 나머지 국민 대부분은 장기간 밖에서 일하지 못하면 가정 경제가 황폐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루즈 하나치 테헤란 시장도 16일 현지 언론에 "정상적인 상황이고 경제가 좋다면 이동금지령을 내렸을 것"이라며 "정부가 생활필수품을 공급하고 재정 손실을 보상할 수 없기 때문에 전면적인 이동금지령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란 보건부는 25일 정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천206명(8.9%↑) 증가해 2만7천17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이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이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43명이 증가한 2천77명이라고 보건부는 발표했다.
이란의 일일 사망자 증가 수는 지난 나흘간 120명대를 유지하다가 이날 닷새 만에 다시 140명 이상이 됐다.
누적 완치자는 9천625명으로 완치율은 35.6%를 기록했다. 이란의 코로나19 완치자수는 중국 다음으로 많다.
호세인 졸파가리 국가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라며 "전염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현재 증가세다"라고 우려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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