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소상공인 직접지원 요구 높아져
"현금성 지원 절실" vs "재원에 한계·세제지원 강화가 현실적"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 권고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직접 지원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지원 외에는 마땅히 기댈 곳이 없다면서, 자금 대출보다는 현금성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서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23일 "정부에서 또 한차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하면서 이제는 버티는 데 한계가 왔다"며 "전체 대관 등 다양한 마케팅을 해보고 있지만 손님 발길이 뚝 끊긴 지 오래"라고 말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 직원은 이미 줄였고 임대료라도 내기 위해 대출을 알아봤지만 여전히 대출 창구에 앉아보지도 못했다"며 "보름 정도면 병목현상이 해소된다지만 그 정도 기간이면 가게들은 문을 닫는다"고 토로했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 B씨는 "대출을 받더라도 이렇게 사태가 장기화하면 나중에 갚는 것도 걱정"이라며 "정말 소상공인을 위한다면 현금성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단체들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정부가 매출 감소에 따른 직접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직접 지원을 하는 대상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해 반드시 휴업해야 하는 일부 점포에 한정돼 있다.
중기부는 휴업 피해 소상공인 점포에 위생 안전 인증, 경영진단 및 재개점 행사 등을 위해 점포당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하도록 총예산 372억원을 마련한 상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아사 직전의 소상공인들에게 최소한의 응급대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대구·경북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는 최저임금 이상인 월 200만원, 다른 지역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월 150만원의 생계비를 3개월간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등을 현금 지원에 준하는 대책으로 내놓기도 했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다.
현재 정부가 발행하는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 내 점포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지역사랑상품권 역시 가장 피해가 심각한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선 발행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앞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달 초 프랜차이즈 소상공인들과의 차담회에서 "소상공인들이 대출 말고 직접 지원을 원하지만, 예산 당국 등의 입장을 고려해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일부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소상공인 직접 지원을 결정했다.
경기 화성시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10% 넘게 떨어진 소상공인에게 평균 200만원을 직접 지급하기로 했다.
다음 달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도 가세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전날 코로나19 채권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 소상공인에게 600만원~1천만원을 직접 지원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편적 지원책보다는 주요 피해 부문과 계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입장이 다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모든 소상공인에 매출 감소분을 보전해주는 데에는 재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세제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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