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느는 코로나19 해외유입…'무증상자'는 어떻게 거르나
전문가 "14일간 자가격리 검토해야"·정부 "추가대책 논의 중"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19일부터 특별입국절차를 전면 시행하고 있지만 '무증상' 코로나19 확진자는 걸러낼 방법이 없어 고민이다. 최근에는 열이 나지 않아 공항 검역을 통과하고 3일이 지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오면서 '해외발 유행'이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입국자 전원을 바이러스 잠복기인 2주간 격리하는 등 더 높은 수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건당국은 현재 자가진단 앱을 이용해 2주간 증상을 신고하게 하는 특별입국절차가 합리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추가 대책 수립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3일 12만5천234명에서 19일 20만5천308명으로 6일 만에 1.6배 늘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국내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해외 유입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매주 10명 이하였지만 이달 첫째 주엔 4명, 둘째 주 17명, 셋째 주 31명으로 늘어 19일 0시 기준 총 79명이 됐다. 이 중 16명은 검역 과정에서 선별했다.
확진자가 방문했던 곳도 다양해졌다. 2월까지는 주로 중국과 아시아 국가에서 왔지만, 이달 들어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에서 온 확진자가 40명이고 미국과 이집트에서 각각 3명과 2명이 입국했다. 이에 정부는 유럽과 미국에서 출발한 입국자는 입국 후 14일간 자발적으로 자택에 머무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해외 유입 사례를 막기 위해 봉쇄령, 입국 금지 등 비상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입국 검역을 강화한 특별입국절차만 운영하는 상태다. 입국자 중 절반이 국민이라 입국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고 정상적인 국제 교류까지 막는 건 과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입국자 중 코로나19 확진자를 걸러내지 못할 경우, 중국 우한에서 온 확진자를 중심으로 환자 수가 늘었던 국내 초기 유행 양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전문가들은 특별입국절차 외에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해외에서 머물다가 국내로 들어온 국민과 외국인의 경우, 코로나19 잠복기인 14일간 자가격리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쉽지 않겠지만 보건당국이 하루 두 번씩 입국자에게 전화해 건강 상태를 묻는 '능동감시'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확진자가 있는 종교집단, 직장 등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내 클러스터(감염자 집단)가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모니터링하고 규모가 커지지 않게 막는 것도 현 단계에서 중요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도 해외 유입 억제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런 의견을 수렴해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증상이 없는 경우 특별입국절차로 걸러낼 수 없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책을 고심 중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입국자 대상)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논의를 하는 중"이라며 "여러 행정적인 지원도 수반돼야 하므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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