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금지' 강화 속에서도…인도, 韓근로자에 선별적 비자 발급(종합)
삼성 등 일부 입국 허용…1천명 필수인력은 여전히 '대기 고충'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막은 인도가 한국 기업 필수 인력에 대해 선별적으로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국경 폐쇄, 기존 비자 무효 등 사실상 '국가 자체봉쇄'에 나선 인도 정부지만 한국과의 경제교류 분야에서는 숨통을 틔우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19일 주인도한국대사관과 현지 한국 기업들에 따르면 인도 외교 당국은 최근 삼성물산, 기아차 관계사,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직원 10여명에 대해 입국을 허용했다.
인도 정부는 한국으로 출장을 떠났다가 복귀하지 못한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직원 등에 대해서는 기존 고용 비자의 효력을 인정해주기로 했고, 기아차 관계사 직원은 신규 비자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다.
이 외에 다른 대기업 협력 업체 직원 여러 명도 신규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 직원 3명과 삼성엔지니어링 직원 1명은 18일 입국했다.
인도는 이달 초 기존 비자 무효화 조치 등을 통해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국적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막은 데 이어 13일부터는 관련 조치를 전 외국인에게로 확대했다.
대신 고용비자, 프로젝트 비자 등 일부 비자의 효력은 유지해주기로 했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신규 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이런 예외 규정을 통해 한국 기업 필수 인력의 입국을 허용한 것이다.
다만, 이들은 코로나19 미감염 확인서 등을 지참해야 하며, 입국 후 14일 이상 격리된다.
한 주재원은 "인도 입국이 완전히 막혔다고 생각했는데 일부라도 비자가 발급됐다는 소식이 고무적"이라며 "아직 입국하지 못한 많은 인력에 대해서도 차례로 비자가 발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도 현대·기아차, 삼성 등 대기업 필수 인력 1천여명이 인도에 들어오지 못해 애를 먹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력은 자동차 신차 라인 구축, 휴대전화·가전 신제품 출시, 공장·건물 신축 등을 위한 핵심 인력이라 이들이 입국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의 경영에 당장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이들 대부분은 고용비자 소지자가 아닌 탓에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신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데다 신제품 출시까지 시간이 촉박해 해당 기업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는 4월 초, 기아차는 이달 말까지 해당 인력이 입국해야 예정된 신차를 하반기에 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주인도한국대사관과 관련 업체는 이들의 입국을 위해 인도 정부 측과 접촉하며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에는 19일까지 16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13억5천만여 명이나 되는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확진자 수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최근 확산세가 빨라져 방역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밀집한 뉴델리 인근 신도시 구루그람(옛 구르가온) 지방정부는 지난 17일 모든 기업에 재택근무를 허용하라고 권고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삼성전자 인도법인 등 한국계 일부 기업 사무직 직원과 한국무역협회 등은 19일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한국 기업들은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계속 가동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인도 정부와 협의 중이다.
공장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확진자 발생 시 해당 구획만 폐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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