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빈민가로 번지면 어쩌나…브라질, '선박 격리' 검토
내륙지역 빈민가 확진자는 호텔·미분양 서민아파트 집단수용 고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빈민가 주민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전국에 형성돼 있는 빈민가에서 코로나19가 번지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정부가 대서양 해안에서 멀지 않은 빈민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면 선박을 이용해 이들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크루즈 선박 회사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20척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안에서 먼 내륙지역에 있는 빈민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면 호텔이나 미분양 서민 아파트에 집단 수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해 의료진과 병상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 빈민가 주민들은 먹을 물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 자료를 기준으로 브라질의 빈민가 주민은 전국적으로 최소한 1천만 명에 달한다.
리우시에만 700여개 빈민가가 형성돼 있고 주민은 15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상파울루시 일대 빈민가 주민은 120만명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빈민가 주민을 선박 등에 격리하는 방안을 두고 인권침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상파울루 주립대의 데니스 지 올리베이라 인권 연구원은 "격리 조치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면서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격리와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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