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진주' 세계 최대 호수 바이칼 난개발로 몸살
러시아 정부 "호수 주변 시설 90% 환경보호 관련법 위반"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세계 최대의 담수호로 알려진 시베리아 바이칼호 주변이 관광 등을 목적으로 한 무분별한 개발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시베리아 남동쪽 이르쿠츠크와 브랴티야 자치공화국 사이에 있는 바이칼 호수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해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고 있으며 예로부터 지역주민들은 이 호수를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왔다.
바이칼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로 최고수심이 무려 1천642m이고 평균 수심은 744m에 달한다.
바이칼호 인근 주민들이 '성지'(聖地)로 삼고 있는 이 호수의 면적은 3만1천722㎢, 둘레는 2천100km에 이른다.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는 바이칼호를 1996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이뤄진 난개발로 바이칼호는 조금씩 원형을 잃고 있다.
18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청은 최근 2년간 바이칼호 주변에 대한 단속을 진행한 결과 환경보호 법률을 위반한 건수가 500건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바이칼호 주변) 시설의 90%가 환경보호법을 위반하며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모두 관광서비스 제공사업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작년 바이칼호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들을 위해 현지인과 중국인들이 주변에 불법 호텔을 설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작년 9월 바이칼호의 환경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정서에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나아가 러시아 정부는 최근 연방법을 개정, 바이칼호 주변 지역에서의 거주지역을 특정구역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리아노보스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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