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의회 승인 통과한 개헌안 서명…헌법재판소 심의로 넘겨져
4월 22일 국민투표 통해 최종 채택…푸틴, 2024년 재출마 조항도 포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의회 승인 절차를 통과한 개헌안에 서명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앞서 하원과 상원 심의를 거쳐 85개 연방주체 의회(주 의회 등 지역 의회) 승인 절차를 마친 개헌안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서명은 당초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한 날인 18일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앞당겨졌다.
개헌안은 이후 합헌 여부 판결을 받기 위해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헌법재판소는 7일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
합헌 판결이 나면 다음달 22일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채택된다. 국민투표에선 투표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개헌안이 채택되고 곧바로 발효한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중순 연례 국정연설에서 전격적으로 개헌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개헌준비 실무그룹이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기초로 마련한 개헌안은 하원과 상원, 지역 의회의 압도적 지지 속에 일사천리로 승인됐다.
개헌안에는 두 차례만 재직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 임기 제한, 상·하원을 포함한 의회 권한 강화, 지방 정부 수장(주지사 등)들이 모인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평의회' 권한 강화, 국제협정에 대한 국내법 우위 인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오는 2024년 4기 임기를 마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의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지난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은 헌법의 3연임 금지 조항에 밀려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뒤이어 2018년 재선돼 4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새 개헌안에도 대통령의 임기를 두 차례로 제한하는 조항이 남아 있어 푸틴의 기존 임기가 백지화되지 않으면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개헌안에 포함된 조항대로 푸틴의 기존 네 차례 임기가 백지화되면 4기 임기가 종료되는 2024년 72세가 되는 푸틴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더 역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된다. 30년 이상 권좌에 머무는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크렘린궁은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2024년에 실제로 재출마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