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게임' 정의당 비례대표 류호정씨 논란에 게임업계 '시끌'
소급 처벌 안 되지만 적절성 논란 지속…입사·퇴사 과정 놓고 진실 공방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이번 4·15 총선에 출마하는 류호정씨의 '대리 게임' 논란이 게임 업계로 옮겨붙고 있다.
류씨와 정의당은 대리 게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후보직을 내려놓을 정도의 흠결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게임 업계 출신'을 내세운 젊은 정치 지망생으로서 자격 적절성 논란은 업계를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또 류씨가 자신의 입사·퇴사 과정을 설명한 과거 발언을 놓고 진실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여러 게임 업계 직원들이 각기 의견을 쏟아 내면서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류씨가 2014년 대학 재학 당시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자신의 등급을 올리고자 다른 사람에게 게임을 맡긴 사건이다.
2018년 이른바 '대리게임 처벌법'이 제정되기 전이라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류씨를 비난하는 측은 부정한 방법으로 이력을 만들어 게임 업계 취업에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류씨는 1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당한 방법으로 이력을 꾸며 취직하지 않았다.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이른바 '스펙'도 없었다"며 "(이력서에 적은) 등급은 계정 공유가 아니라 제 실력으로 제가 직접 승급해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 측은 15일 "입사지원서 기재 사실은 개인정보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류씨가 2015년 12월 정규직 공채 과정에서 자신의 게임 관련 이력을 어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퇴사 과정에 대해서도 말이 엇갈린다.
류씨는 과거 인터뷰 등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직장 내 성폭력을 당한 후배를 위해 증언한 것도 퇴사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류씨가 입사 후 2차례 부서를 전환했지만, 본인이 원하는 업무를 찾지 못해 협의 하에 퇴사 절차를 밟았다"며 "그 당시 회사는 노조 설립이 추진 중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도 이 회사 윤 모 윤리경영실장은 13일 사내 공지를 통해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있을 만큼 당당하고 떳떳하다"며 "오해가 있거나 음해를 목적으로 외부 기관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어떤 기관의 조사에서도 윤리경영실의 조사나 회사의 대응이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정의당은 진상 조사 차원에서 류씨가 다니던 회사 측에 사실 확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스마일게이트 측에 정식 사실 확인 요구는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게임학회장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 업계 출신 인사가 정치에 투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개인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치 입문은 향후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키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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