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 들불…유럽 1만8천명, 미국 1천명 돌파
전세계 확진자 12만명 육박…서유럽·이란 등 환자 급등 우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진원지인 중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 대륙에서는 누적 환자가 1만8천명을 넘어 비상등이 켜졌다. 이란도 급증세가 이어지며 한국을 넘어 세계 3위에 올랐다.
미주 대륙도 심상치 않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 1천명 고지를 넘었고, 가장 늦게 바이러스가 도달한 중남미도 전체 확진자 100명을 돌파해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11만9천120명이고, 사망자 수는 4천284명에 이른다.
◇ 유럽 확진자 1만8천 돌파…이탈리아 이어 프랑스·스페인도 급증
요즘 지구촌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대륙은 유럽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이탈리아는 10일(현지시간)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149명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977명으로 3일 만에 1천명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사망자는 전날보다 168명 늘어난 631명을 기록,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신규 사망자가 나왔다.
다른 서유럽 국가들도 비상이다. 프랑스가 1천784명, 스페인이 1천695명으로 이탈리아의 뒤를 잇고 있다. 두 나라는 전 세계 기준으로도 각각 5번째, 6번째로 감염자가 많다. 독일도 누적 확진자가 1천565명이나 된다.
인구가 865만 명인 스위스는 491명으로 서유럽에서 인구 대비 확진자가 가장 많다.
이어 노르웨이가 400명, 네덜란드와 영국이 각각 382명, 스웨덴이 355명, 벨기에가 267명, 덴마크가 262명, 오스트리아가 182명으로 집계됐다.
대유행을 우려하는 유럽 각국은 유럽연합(EU) 내 이동의 자유에도 제약을 가하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북부 지역에 발효된 주민 이동제한령을 나라 전역으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해 6천만 전체 인구가 합당한 사유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게 했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에서 오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후 14일간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고, 체코와 폴란드는 국경 도로에서 차량 탑승자를 상대로 체온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유럽 각국은 스포츠나 콘서트 등 대형 행사는 물론 소규모 실내·야외 행사까지 금지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1천명 넘은 미국…중남미도 바이러스 확산 시작 '우려'
미국도 10일(현지시간) 밤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천25명에 이르렀다. 전날보다 3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사망자는 31명이다.
감염자가 발생한 주(州)도 1곳 늘어나 37개주와 워싱턴DC로 확대됐다.
샌프란시스코만 오클랜드 항구에 정박한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이날 내린 300여 명의 승객은 공군기지 등에서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미국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뉴욕주는 주 방위군을 배치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자가격리 중인 주민들에게 식량 등 구호품을 전달하기로 했다.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온 워싱턴주는 노인 요양시설이 감염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요양시설 방문자를 제한하고 모든 직원을 검사한다는 새 규칙을 발표했다.
콜로라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미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비상령을 내린 주는 모두 15곳으로 늘었다.
바이러스가 가장 늦게 도달한 대륙인 중남미에서도 이날까지 12개국에서 13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주 만에 1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파나마에서는 이날 64세 남성 확진자가 숨지면서 중남미 전체에서 두 번째 코로나19 사망자가 됐다.
볼리비아에서는 이탈리아에 다녀온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처음으로 환자가 나왔고, 중남미에서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브라질은 모두 34명으로 늘었다.
아르헨티나(19명)와 에콰도르(15명), 코스타리카(13명), 페루(11명)도 두 자릿수 확진자가 보고됐다.
중남미 각국도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학교 수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공연, 집회를 중지시키는 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칠레의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이 14일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함에 따라 유럽에서 활약하다 월드컵 지역예선 출전을 위해 귀국한 유명 축구 스타 알렉시스 산체스와 아르투로 비달도 격리 대상이 됐다.
◇ 한국 추월한 이란…일본도 꾸준히 증가세
이탈리아 못지않게 최근 심각한 바이러스 확산세를 보이는 이란은 10일 정오 기준으로 전날보다 881명 늘어난 8천42명의 확진자를 기록해 한국(7천755명)을 넘어 세계 3위가 됐다.
이란은 사망자도 전날보다 54명 증가한 291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란 최고지도자실은 20일로 예정된 최고지도자의 신년 연설을 취소하기로 했다.
일본의 확진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 모습이다.
NHK가 후생노동성과 각 지자체 발표를 종합한 결과 11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천278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보다 58명 늘어난 수치로, 신규 확진자는 모두 국내 감염 사례다. 크루즈선 탑승자가 아닌 국내 확진자가 하루에 58명 늘어난 것은 NHK가 1월16일부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밖에 동남아시아에서도 말레이시아가 12명 늘어난 129명을 기록하는 등 조금씩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은 10일 하루 동안 본토에서 새로 발생한 환자가 24명, 신규 사망자는 22명이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8만778명, 사망자는 3천158명으로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신규 환자는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종식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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