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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서 '시진핑 감사 운동' 펼치려다가 거센 역풍에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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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서 '시진핑 감사 운동' 펼치려다가 거센 역풍에 철회
우한 당 서기 "시진핑에게 감사하고, 공산당에게 감사해야"
누리꾼 거센 비난에 "인민이야말로 영웅" 재빨리 말 바꿔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감사 운동을 전개하려다가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이를 철회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우한시 공산당 서기인 왕중린(王忠林)은 지난 6일 우한 방역지휘본부 회의에서 대대적인 '감사 교육 운동'을 전개할 것을 지시했다.
왕 서기는 코로나19 대응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시진핑 총서기에게 감사하고, 공산당에게 감사해야 한다"며 "당의 말을 듣고, 당과 함께 가면 강대한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중국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을 초래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코로나19 확산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에서 그 확산을 초래한 관료 등에 대한 책임을 묻지도 않고 '감사 운동'을 전개하라는 지시에 대해 황당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한의 작가인 팡팡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그 오만한 자세를 버리고, (코로나19 극복의) 진정한 주역인 우한의 수백만 인민에 대해 겸손하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거센 역풍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왕 서기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 기사 등을 재빨리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적극적인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왕 서기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여성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하면서 "우한은 영웅의 도시이며, 우한 시민이야말로 영웅"이라며 "전력을 다해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우한 시민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코로나19 대응의 성과를 시 주석의 공으로 돌리던 모습과는 천양지차로 달라진 모습이다.
같은 날 잉융(應勇) 후베이(湖北)성 당 서기도 방역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한 시민을 '영웅'으로 칭하면서 "우한 시민이 코로나19 대응에서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희생정신은 감탄을 자아낸다"고 칭송했다.
잉 서기는 "후베이성의 당 간부들은 기층 민중과 접촉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며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듣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인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이러한 웃지 못할 '말 바꾸기'에 대해 중국 정부의 선전 활동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10일 시 주석이 베이징의 코로나19 대응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 간부들에게 '여론 지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지만, 당과 정부가 원하는 대로 여론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장리판은 "당국은 '나쁜 일'을 '좋은 일'로 바꾸고 싶어하겠지만, 인민은 코로나19 확산의 비극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진부한 선전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발생한 후 지금껏 후베이성의 코로나19 사망자는 3천 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우한이 2천400여 명을 차지한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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