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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회복세였는데'…코로나19에 이집트 관광산업 울상
관광지에서 잇달아 감염자 발생…외국인 관광객 예약 급감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관광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9일(현지시간) 이집트 보건부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지난 8일까지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55명이다.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확진자 발생한 이집트의 감염자는 아시아나 유럽 일부 국가보다 감염자가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이집트 확진자들이 외국인들이 몰리는 관광지에서 주로 발생했고 첫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관광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 보건부는 8일 코로나19에 감염된 60세 독일인 남성 1명이 홍해의 관광도시 후르가다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환자는 일주일 전 후르가다 공항으로 입국한 뒤 나일강 크루즈선을 타고 후르가다 내 호텔에도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르가다는 맑은 바다와 아름다운 산호초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이지만 코로나19 사망자 발생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또 지난 6∼7일 이집트 보건부는 룩소르와 아스완을 오가는 한 나일강 크루즈선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모두 45명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크루즈선 확진자 가운데 19명은 외국인이다.
나일강 크루즈는 강의 풍경을 감상하고 나일강 주변의 고대 이집트 신전들을 관람할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여행 상품이다.
코로나19가 이집트에서 관광지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관광산업을 우려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집트 언론 알아흐람은 8일 크루즈선의 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일부 크루즈선 승무원들이 감염을 우려해 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한 크루즈선 관계자는 "주변 크루즈선 승무원 중 최소 5∼6명이 일을 그만뒀다"며 "그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관광업체협회 관계자는 현지 매체에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나 줄었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관광산업은 한창 회복세를 탔다가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났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2011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정치적 혼란,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에 크게 위축됐다가 2∼3년 전부터 치안 안정 등의 영향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집트 정부도 최근 카이로 인근 사카라 유적지에서 잇따라 새로운 유물을 발굴하면서 관광산업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자칫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집트 관광산업의 날개가 다시 꺾일 우려가 있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비롯한 고대 유물을 자랑하는 이집트는 경제에서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높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로 추산된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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