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당들, 네타냐후 총리 연임 저지 법안 추진
현지 언론 "법안 찬성 의원 과반 예상"…통과 땐 네타냐후에 큰 타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 야당들이 부패 혐의로 재판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의 연임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5일(현지시간)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가 추진 중인 '네타냐후 반대 법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지난 2일 치러진 총선에서 7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에 따르면 이스라엘 야당들이 추진하는 '네타냐후 반대 법안'은 2개다.
법안 중 하나는 총리 임기를 2차례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이고, 다른 법안은 검찰에 기소된 총리가 차기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 법안들을 지지하는 야당 의석이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를 포함해 모두 62석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의석의 과반(61석)에 해당하는 만큼 앞으로 이스라엘 의회에서 통과 절차를 밟게 되면 네타냐후 총리가 커다란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야당들의 법안 추진에 대해 "우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와 같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가를 분열시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며 오는 17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그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집권당 리쿠드당은 2일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99%를 개표한 결과, 리쿠드당이 의회 120석 가운데 36석을 얻고 청백당은 이보다 3석 적은 33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리쿠드당과 유대교 정당 등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진영은 58석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에 3석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연임에 성공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리쿠드당은 중도좌파 성향의 일부 의원들을 대상으로 포섭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총선은 이스라엘에서 1년 사이 세 번째 치러진 총선이다.
작년 4월과 9월 총선이 실시됐지만,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정치적 혼란이 1년 동안 이어져 왔다.
보수 강경파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11개월로 이스라엘 역대 총리 중 가장 길고 이번에 연임하면 5선 고지에 오른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로 총리직에 올라 이스라엘 정부를 10년 넘게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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