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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통신망 정비로 170억㎞ 밖 보이저2호 교신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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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통신망 정비로 170억㎞ 밖 보이저2호 교신 끊겼다
캔버라 송신용 안테나 보수…지구 명령 못 받고 송신만 가능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심(深)우주 탐사선 '보이저2호'는 지구에서 약 170억㎞ 떨어진 태양계 밖을 비행 중이다. 1977년 9월 보름 간격으로 발사된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1호'와 함께 인류가 만든 비행체로는 가장 멀리 나아가 성간(星間)우주를 탐사한 자료를 보내오고 있다.
지난 1월 말에는 보이저2호의 일부 기능이 전력 초과 사용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지만, 지구에서 보이저2호까지 하루 반나절을 걸려 보낸 재부팅 명령으로 정상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런 일은 우주 탐사선과 지구 관제소의 초장거리 통신을 지원해 온 '심우주네트워크'(DSN)가 가동됐기에 가능했다.
이 우주통신망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스페인 마드리드, 호주 캔버라 등 3곳에 분산돼 지구의 자전과 관계없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언제든 우주 탐사선과의 교신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호주 캔버라 기지국의 70m짜리 대형 전파 안테나(DSS43)가 너무 낡아 지난 2일부터 성능 개선 작업에 들어가면서 보이저2호와의 교신이 장기간 끊기게 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20층 높이 건물 크기의 이 접시 안테나는 가동된 지 48년이 됐으며, 보이저2호에 명령을 전송하는 송신기도 40년이 돼 언제든 고장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고장으로 돌발 상황을 맞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리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인데, 이는 보이저2호를 넘어 미국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올해 안에 발사될 화성 탐사선 '마즈 2020' 등에 대한 통신 및 항법 지원도 염두에 둔 것이다.
접시 안테나 보수 기간은 무려 11개월이나 걸려, 내년 1월에나 완료될 예정이다.



보이저2호는 지구 궤도보다 아래로 향하고 있어 남반구에서만 통신이 가능하며, 캔버라 기지국의 DSS43 안테나 없이는 명령을 전송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 기간에는 지구로부터 어떤 명령도 전송받지 못하는 것이다.
다행히 캔버라 기지국의 34m짜리 전파안테나 3개는 송신은 못 해도 보이저2호가 보내는 탐사자료는 수신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월 말처럼 보이저2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지구에서 아무런 조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보이저 프로젝트 매니저 수전 도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송신) 안테나가 작동하지 않는 동안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가정해 보이저2호를 정상가동 상태로 올려놓았다"면서 "낡은 우주선은 늘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만 혹시라도 이상이 있을 때는 탐사선의 자체 결함 방지 시스템이 상황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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